자동차운전학원에 대한 가업상속공제 부당 처리로 28억5000여만원(가산세 포함)의 상속세를 부족하게 징수한 국세공무원들이 감사원 감사결과 적발돼 징계를 받게 됐다.
감사원은 19일 이같은 내용을 포함한 '재산제세 과세실태 감사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해당공무원에 대해 징계처분할 것"을 국세청장에게 요구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중부지방국세청 공무원인 A씨와 B씨는 재산제세 조사업무를 담당, 총괄하면서 K자동차운전전문학원의 전(前) 대표자 피상속인 C씨에 대한 상속세 조사를 실시하고 상속인 D씨(피상속인 병의 처)에게 상속세 16억2274만7820원을 과세토록 결정했다.
관련 규정에는 상속개시일이 속하는 과세연도의 직전 과세연도 말 현재 '조세특례제한법'의 규정에 따른 중소기업으로서 피상속인이 10년 이상 계속하여 경영한 가업(家業)을 상속하는 경우는 가업상속재산가액의 100분의 40에 상당하는 금액과 2억원 중 큰 금액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공제하도록 되어 있다.
또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 제2조 제1호의 규정에 따르면 '도로교통법'에 따른 자동차운전학원(업종코드 809011)은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에서 규정하는 학원에서 제외한다고 규정되어 있다.
따라서 자동차운전학원은 '조세특례제한법'의 규정에 따른 중소기업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구 '상속세 및 증여세법' 제18조 제2항 제1호의 규정에 따른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할 수 없는 업종에 해당한다.
하지만 A씨는 해당사건의 상속세 신고내용을 검토하면서 '조세특례제한법' 및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의 해당 규정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상속인 D씨가 신고한 내용을 그대로 인정, 가업상속재산가액 103억6341만6276원의 40%에 해당하는 41억4536만6510원을 상속세 과세가액에서 제외한 채 조사종결보고서를 작성하고 반장, 팀장, 과장, 국장의 결재를 받아 세액을 결정했다.
그 결과 상속인 D씨가 부당하게 가업상속공제를 적용받게 되어 D씨로부터 상속세 28억5022만1120원(가산세 7억7753만7870원 포함)이 부족하게 징수결정됐다.
국세공무원 B씨는 피상속인 C씨에 대한 상속세 조사 반장으로서 반원 A씨로부터 일일 진행상황을 보고받아 향후 조사 방향을 지시하는 등 조사를 주도했다.
그런데 B씨는 해당 상속세 조사와 관련해 102일 간의 조사기간 동안 관련 법령조차 찾아보지 않은 채 상속인 D씨의 신고 내용을 그대로 인정해 조사종결보고서를 검토·결재하고 팀장, 과장, 국장의 결재를 받도록 했다.
이에 대해 A씨와 B씨는 "당시 6∼7건의 조사가 동시에 이루어지고 있어 업무 부담이 과중하였고, 상속세 신고 및 결정 시 가업상속공제를 적용하는 경우가 드문 탓에 관련 내용을 숙지하지 못해 발생한 단순 과실"이라고 해명했다.
감사원은 "피상속인 C씨와 관련한 가업상속공제신고는 해당 관서에서 조사한 가업상속공제분 중 공제액이 가장 큰 건이므로 가업상속공제 요건에 부합하는지를 더욱 신중하게 검토하여야 했다"면서 "자동차운전학원이 가업상속공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법령상 명확한데도 관련 법령조차 제대로 검토하지 않아 가업상속공제를 잘못 적용한 것은 업무를 중대하게 게을리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감사원은 "A씨와 B씨의 행위는 '국가공무원법'제56조의 규정에 위배되었다"며 "국세청장은 이 사람들을 '국가공무원법' 제82조의 규정에 따라 징계처분하라"고 통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