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층 늘고…安 지지층, 절반만 文으로 가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대선후보직 사퇴 선언 이후,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은 어디로 갔을까.
안 전 후보가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에게 후보직을 양보한 만큼 대부분의 지지층은 문 후보 쪽으로 흡수될 것이라고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안 전 후보의 후보직 사퇴 이후, 실시된 MBC와 중앙선데이의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그런 예상이 무색해진다.
MBC가 24일 실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는39.2%, 문 후보는 41.2%로 나타났다. 그동안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던 문 후보로서는 상당한 성과다.
하지만 부동층으로 대변되는 무응답의 비율이 6일 전 조사에 비해 약 7%p 높은 19.6%로 올라갔다.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이 온전히 문 후보에게 흡수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같은 날 발표된 중앙선데이의 여론조사는 더 충격적이다. 안 전 후보의 지지층의 55%만 문 후보 쪽으로 옮겨갔다고 나왔기 때문이다.
지난 16~17일 조사에서는 문 후보로 단일화가 될 경우 안 전 후보의 지지층 중 70.8%가 옮겨갈 것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에 비하면 상당한 차이다.
이 같은 결과는 단일화 과정에서 일어났던 문 후보와 안 전 후보의 공방전으로 인한 단일화 피로증이라는 분석도 있다.
더구나 새 정치의 아이콘이었던 안 전 후보가 공방전으로 인해 이미지에 타격을 입으면서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도 문 후보와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주지 않고 일방적으로 단행했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특히 안 전 후보가 후보직 사퇴 기자회견에서 "새 정치의 꿈은 미뤄졌다"고 말한 것도 이런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그렇다 하더라도 박 후보가 안심할 수만은 없다. 20%대의 지지율을 보이던 문 후보가 박 후보를 바짝 쫓아온 상황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일대일 대결 구도의 이슈 만들기와 안 전 후보 지지층 달래기에 전념하고 있다.
박 후보는 안 전 후보가 민주당의 구태정치의 벽을 넘지 못했다며 안 전 후보를 피해자라고 규정하고 문 후보를 깎아내렸다.
문 후보 측은 연일 안 전 후보는 정권교체를 바라고 박 후보의 집권을 막는 세력이라고 규정한 뒤, 박 후보를 가짜 복지와 경제민주화, 과거로의 회귀 같은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이에 더해 문 후보 측은 안 전 후보를 어떻게 모셔오느냐에 고민을 하고 있다. '정중히' 모셔와야만 안 전 후보 세력 및 지지층의 감정을 상하지 않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선거운동 시작기간인 27일 전까지의 이슈 선점이 안 전 후보의 지지층 끌어오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