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째라' 고액체납자 7213명…체납액 11조777억원

상당액의 세금을 납부하지 않은 '철면피'(鐵面皮) 고액체납자들이 총 7213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과 법인을 합쳐 고액·상습체납자들이 내지 않은 세금만 무려 12조원에 육박한다.

국세청은 29일 '2012년도 고액·상습체납자 명단'을 국세청 홈페이지, 관보, 관할구역 세무서 게시판 등에 공개하고, 체납징수 업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명단이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들은 5억원 이상의 세금을 1년 이상 납부하지 않은 개인과 법인으로 성명, 상호(법인명), 나이, 직업, 주소, 체납액, 세목, 납부기한, 체납 요지 등 신상이 모두 공개됐다.

특히 올해 공개인원은 개인 4442명, 법인 2771개 등 총 7213명으로 지난해 1313명에 비해 6배 가까이 급증했다. 올해부터 체납자 명단 공개기준이 기존 '7억원 이상 2년 체납'에서 '5억원 이상 1년 체납'으로 대폭 확대됐기 때문이다.

올해 공개된 고액·상습체납자들의 체납액은 총 11조777억원에 달하며, 1인당 평균 체납액은 15억원으로 집계됐다.

4442명 개인 체납자의 체납액은 6조4531억원, 2771개 법인 체납자의 체납액은 4조6246억원으로 나타났다.

개인체납자 정보를 분석한 결과 40∼50대 중년층이 전체 공개인원의 66.9%(2971명)를 차지하며 가장 많았고, 체납액도 4조3648억원(67.6%)에 달했다.

지역별로는 서울·경기 지역의 체납자 수가 5030명으로 전체 체납자의 69.7%가 수도권에 집중됐다. 수도권 지역 체납자들이 납부하지 않은 세금은 7조9353억원으로 전체 체납액의 71.6%를 차지했다.

체납금액별로는 5억원 이상 30억원 초과 구간의 체납자 수가 개인은 4176명(94%), 법인은 91.6%(2538명) 등으로 가장 많았다. 30억원 이상의 고액체납자 수도 상당했고, 체납액은 1조5000억원을 훌쩍 넘었다.

연도별 신규 명단공개자 현황 

                                                                                                            (명, 억원)

     * 명단공개된 자가 납부한 체납액(’12년은 기존 공개자의 10월까지의 납부액)

한편 국세청은 지난 2004년부터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를 실시하는 등 체납징수 업무를 강화해 왔지만 징수실적은 다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8년 이후 지난해까지 명단이 공개된 5566명 고액·체납자들의 체납액은 총 14조9815억원에 달하지만, 국세청에 납부된 체납액은 2474억원으로 전체금액의 1.7%에도 못 미친다.

국세청은 현재 명단공개자를 포함해 고액체납자들에 대한 재산은닉 혐의를 면밀히 검토하는 등 추적조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고액체납자들이 세금을 계속 납부하지 않을 가능성을 검토해 출국금지를 요청하고 고의적인 재산은닉 체납자에 대한 고발을 추진 중이다.

또한 이번 고액·상습체납자 명단공개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네이버·다음 등 인터넷 주요 포털사이트에도 명단을 즉시 공개하는 등 보다 많은 국민들이 명단을 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김대지 국세청 징세과장(사진)은 "고액체납자 명단공개제도는 지난 2004년부터 시행해 징수효과 뿐만 아니라 체납자 신상정보 공개를 통해 전체 납세자들의 체납발생을 억제하고 성숙한 납세문화 정착에 기여하고 있다"며 "다만 고액현금거래 등에 대한 국세청의 금융정보 접근권한을 확대하는 등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실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