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검사의 뇌물수수, 성추문 등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사퇴압박을 받던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30일 54명의 국회의원과 전국 85개 시민인권노동단체 회원들이 '검찰수뇌부 전면사퇴와 근본적인 검찰개혁'을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통합당 우원식·임내현 의원, 진보정의당 서기호 의원을 비롯한 시민인권노동단체회원들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명박 정권하에서 검찰은 철저히 정치검찰, 비리검찰로 전락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검찰은 정권을 비판하는 인사들에게는 무리한 기소를, 정권 주변 권력형 비리에는 부실한 수사를 일삼아 정치검찰의 오명을 자초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고검 김광준 부장검사는 10억원에 가까운 뇌물수수 혐으로 구속되었고 초임검사는 성추문을 일으켰다"며 "내부게시판에 실명으로 검찰개혁안을 올려 화제가 된 윤대해 검사는 국민을 상대로 검찰개혁쇼를 벌였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이들은 "그러나 이 과정 어디에서도 검찰 수뇌부의 책임지는 모습은 찾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또 "검찰총장은 대검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고 대검 중수부장은 항명하며 반발하고 있다"며 "급기야 비리검사에 대한 책임문제는 검찰 내부 권력간의 이전투구로 불거졌고, 이제 검찰은 아수라장이 되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것이 과연 정상적인 검찰의 모습인가.국민들은 이런 검찰을 보면서 분노를 넘어 참담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들은 "오늘 한상대 검찰총장이 사표를 제출했는데, 뒤늦었지만 당연하다"며 "그러나 현재 검찰의 총체적인 부정비리와 난맥상은 검찰총장 한명의 사퇴만으로 무마될 일이 결코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중수부 보전을 위해 검찰총장에 항명한 최재경 대검 중수부장과 검찰 간부들, 권재진 법무부장관의 사퇴가 뒤따라야만 철저하고 진정성 있는 검찰개혁을 시작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혁대상인 검찰은 검찰개혁 문제에서 손을 떼고 철저한 자성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며 "검찰총장, 부장검사, 평검사, 실무수습검사 등 위에서부터 아래까지 총체적으로 썩어 빠진 검찰은 그 뿌리에서부터 근본적으로 개혁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우리는 지금이 검찰이 진정 국민의 검찰로 거듭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임을 엄중히 경고한다"며 "국민과 함께 정치검찰 청산, 검찰권한 분산, 검찰의 민주적 재편을 위해 총력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