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겹살값 3분의1…'비상' 축산업계 대책시급
한국과 중국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국내 축산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한돈협회와 오리협회 등은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보이는 중국 축산물이 들어온다면 국내 업체들이 만만치 않은 피해를 볼 것으로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한돈협회는 한·중 FTA에 따른 정확한 피해액을 가늠해보고 효율적 대응방안을 찾기 위해 건국대 김민경 교수에 의뢰해 '한·중 FTA가 양돈산업에 미치는 영향' 연구결과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서 김 교수는 "중국과의 FTA로 인한 국내 양돈산업의 생산 감소액은 10년간 702억~2천607억원 가량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는 "한국의 삼겹살 도매가는 중국의 3배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국산 냉동 삼겹살이 저가로 들어오는 경우 우리나라 돼지고기 시장에 피해를 줄 수 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특히 김 교수는 한·미, 한·EU FTA가 동시에 영향을 미칠 경우 양돈 농가의 피해액은 크게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3개 지역과의 FTA로 인한 국내 양돈 생산 감소액은 10년간 6천160억원~1조1천436억원에 이를 것"이라며 "각지역에서 수입된 고기들이 서로의 가격에 영향을 미쳐 피해가 더 늘어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는 김 교수는 삼겹살과 목살 이외 부위의 상품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그는 "갈비살이나 등심 등 부위는 양국 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며 "이를 적극적으로 육성해 국내 농가 피해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리 사육농 역시 대책 마련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오리 생산국으로 생산비도 국내의 30% 수준에 불과해 FTA가 체결될 경우 국내 농가나 업체들은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한국오리협회는 최근 '국내산 오리고기 인증제 사업'을 추진하기로 하고 업체들에 참여 신청서를 발송했다.
소비자들에게 국내산 제품의 정보를 정확히 전달하는 것과 동시에 우수성을 홍보하겠다는 목적이다.
오리협회의 한 관계자는 "중국산이 들어오면 국내산의 입지가 줄어드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며 "인증제를 도입해 국내산 소비를 늘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저렴하지만 질이 낮은 중국산이 시장에 널리 퍼진다면 자칫 소비자들 사이에 오리고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번질 수 있다"며 "소비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업계가 제품 질 향상에 더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