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가 핀란드 에스푸의 본사 사옥까지 매각하며 자구노력을 하고 있지만 마이크로소크프(MS)에 대한 매각설로 입지가 더욱 좁아지고있다.
노키아는 지난 16년간 사용한 본사 사옥을 부동산 투자회사인 엑실리온 캐피털에 1억7000만유로(2억2290만달러)에 매각하고 재임대하는 세일즈엔리스 방식 매각에 합의했다고 4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이 건물은 최고 3억9000만달러에 달할 것이라는 예상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에 팔렸다. 다급한 노키아의 사정을 반영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빌딩은 핀란드 산업의 자존심으로 여겨져 왔다.
노키아는 스마트폰 사업 부진으로 악화된 자금난을 해결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사옥을 매각한 것으로 보인다. 노키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노키아의 핵심 자산이 아닌 부동산은 처분하는 게 맞다"고 주장했다.
이 회사는 이에 앞서 지난 6월 명품 휴대폰을 제작하는 자회사 베르투를 스웨덴 사모펀드 EQT 파트너스에 매각했고 8월에는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개발키트인 큐티(QT)도 팔았다. 또한 회사의 핵심자산인 2G, 3G, 4G 기술 등 500개 특허와 특허 출원 중인 기술을 브링고라는 특허 괴물에 매각계약을 체결한 바도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에 밀려 퇴출 위기를 맞은 노키아는 그동안 축적한 통신 특허를 매도하며 현금을 확보했으나 깊어지는 사업부진에 본사 사옥까지 매각하게 된 것이다.
최근 시장조사기관인 IC인사이트는 “한때 스마트폰 시장을 지배하던 노키아가 경쟁의 증가와 적절한 타겟 고객군 설정에 실패해 점유율이 40% 이상 폭락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2012년 스마트폰 출하가 55% 줄어들어 점유율이 5%까지 추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한편 노키아의 3분기 매출액은 72억3900만유로(10조4686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19% 감소했으며 3분기 순손실은 9억6900만유로(1조4013억원)로 전년동기 보다 적자폭이 크게 확대되었다.
주력사업인 휴대폰의 부진은 계속되어 3분기 매출액은 35억6300만유로(5조1526억원)로 전년 동기대비 34%나 줄었으며 6억8300만유로(9877억원)의 영업적자를 보였다. 3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8290만대로 스마트폰 630만대, 피처폰 7660만대를 판매했으나 전년 동기 대비 전체 판매량은 22%, 스마트폰 판매량은 63% 폭락했다.
노키아는 사옥 매각대금을 MS 윈도폰 채택에 따른 전환 비용으로 사용할 것으로 알려졌으나 윈도우8폰 또한 판매량이 여전히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노키아도 모토로라와 같은 처지에 처할 날이 머지않아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