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 복지 예산, 무난히 협조할 듯
대선 패배로 동력을 잃은 민주통합당이 집권여당의 예산안 처리에 별다른 제동을 걸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여야는 20일부터 31일까지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들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국회를 소집했다. 하지만 원내의 수장인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가 대선 패배를 이유로 21일 물러남으로써 민주당은 '컨트롤 타워'를 잃은 셈이 됐다.
이에 따라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가 지휘봉을 이어받아 새누리당과의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지만 이미 여당에서는 내년도 예산안을 '박근혜 정부'에 맞게 수정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내년도 예산안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공약한 저소득층의 고용보험및 국민연금 지원, 양육수당 지원 등 복지 확대를 명목으로 6조원을 추가시킬 계획이다.
야당과의 협의 절차가 남았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무난히 반영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역시 복지 확대 등을 주장했던 터라 반대 명분이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 이용섭 전 정책위의장은 "새누리당이 6조원의 예산을 늘리겠다는 것에 대해 우리 입장은 오히려 더 늘려줘야 한다는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우면 재정이 소비조절기능을 해줘야 한다. 재정 지출을 늘려서 일자리 창출을 하고 내수도 활성화시켜줘야 한다"고 동조했다.
다만 여야가 이견을 보였던 부자증세에 대해선 민주당이 새누리당에 협조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민주당 차원의 전방위적인 요구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조세·재정전문가로 당내 경제 정책을 책임졌던 이 의원이 대선 패배로 정책위원장직에서 사퇴함에 따라 당 차원의 부자증세 당론은 추진 동력을 잃은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민주당이 주장하고 있는 부자증세는 현행 3억원 초과인 소득세 최고과표구간을 1억5000만원 초과로 낮추고, 법인세 최고세율을 상향조정하자는 것이지만 새누리당은 이를 반대하고 있다.
이 전 정책위의장은 "소득세는 경제민주화하고 관련된 것"이라며 "새누리당이 지출을 늘리면서 세금 덜 걷겠다고 하면 재정건전성이 훼손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는 세법소위에서 논의를 할 것"이라고 밝혀, 부자증세 논의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등 상임위 차원에서의 논의만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여야는 오는 27~28일, 양일간 본회의를 열어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법안을 처리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