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 종신형 보험 비과세 유지
내년부터 '상속형' 즉시연금에 대한 전면 과세가 실시될 예정이다.
다만 중산층 퇴직자들을 위해 연간 비과세 중도인출 한도가 200만원에서 최대 400만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불입금 한도 1억~1억5000만원 보험 상품이 비과세 대상에 포함될 것으로 예상된다. 매달 소액을 불입하는 종신형 보험에 대한 비과세 혜택은 그대로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21일 국회, 기획재정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이날 여·야 의원들이 참석한 조세소위원회에서 정부와 정치권은 이 같은 내용으로 보험 상품 관련 과세방안을 결론지은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을 발표하면서 내년부터 즉시연금에 대해 세금(종신형 5.5%, 상속형 15.4%)을 부과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즉시연금이 은퇴자 노후 대책보다는 고액자산가의 세금 회피 수단으로 활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즉시연금이란 한꺼번에 목돈을 낸 뒤 매달 원금과 이자를 쪼개 미리 정해둔 기간 동안 연금으로 받는 보험 상품이다. 종신형은 이자와 원금을 합쳐 받는 개념이고, 상속형은 매달 비과세로 이자만 받으면서 10년~30년 등 계약거치 기간 이후 원금을 돌려받는 구조다.
소위 논의과정에서 정부는 원안대로 즉시연금 상품에 대해 종신형, 상속형의 구분 없이 세율격차를 두고 전면 과세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으나, 퇴직금을 받은 은퇴자와 월별 소액 불입금 납입하는 보험 가입자들을 위한 보완책이 필요하다는 정치권의 지적을 수용했다.
이에 정부는 시행령 개정을 통해 현재 200만원인 비과세 중도인출 한도를 400만원까지 늘리는 방안을 마련, 내년 2월이나 4월 임시국회까지 보고하기로 결정했다.
당초 보험업계는 연간 중도인출 한도를 1800만원까지 높여야 한다고 요청했지만, 정부는 이 제안이 사실상 5억원짜리 즉시연금 상품까지 비과세 혜택을 볼 수 있다며 반대했다. 고액자산가들을 위한 특혜성 조세감면에 불과하다는 판단이다.
이번 결정으로 소액 불입금 형태의 종신형 보험 가입자들은 불가피한 중도인출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피해가 다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 수 억원을 호가하는 고액 상속형 즉시연금 상품은 모두 과세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다만, 이미 상당수 고액 자산가들이 금융권의 이른바 절판마켓팅을 통해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한 상황에서 신규가입자에 한정된 과세대책이 과연 실효성을 담보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은행과 보험사를 통들어 2조5000억원가 판매된 즉시연금 시장은 올해 5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미 가입할 만한 자산가들은 대부분 즉시연금 상품에 가입했다는 얘기다.
이와 관련 재정부 관계자는 "과세장치가 마련된 것만으로 향후 고액 자산가들의 편법적인 비과세 혜택을 보는 길을 막은 것"이라며 "세수증대 효과보다는 과세형평성 차원으로 봐야한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