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집행위가 애플을 상대로한 삼성전자의 표준특허 침해관련 소송이 반독점 규정의 위반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밝혀 현지에서 진행되고 있는 소송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로이터통신은 21일(현지시간) 유럽연합집행위가 이메일 성명을 통해 "삼성전자가 표준특허를 이용해 애플의 제품판매를 막기 위한 소송을 벌이는 것은 반독점 규정을 위반하는 것"이라는 우려를 표시했다고 보도했다.
호아킨 알무니아 위원은 “단일 시장에서 지적재산권은 중요한 산업의 문제”라면서 "해당 지적재산권이 산업표준으로 필수적인 도구라면 남용돼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지적재산권이 남용되면 업계와 소비자 모두의 이익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전 세계적으로 첨예한 특허공방을 벌이고 있다. 유럽연합은 올해 초 삼성전자가 표준특허 침해를 이유로 애플 등 경쟁자들의 제품 판매를 막아달라는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조사를 벌여왔다.
지난 18일 삼성전자는 영국과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등지에서 진행하고 있는 표준특허 위반을 이유로 제기한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러나 특허위반여부에 대한 소송은 계속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미국에서 애플의 삼성전자에 대한 판매금지가 유사한 이유로 기각된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삼성전자는 판매금지 청구의 취하 이유를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기보다 제품으로 경쟁하겠다는 것으로 법정 다툼보다는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해 판매금지 신청을 철회하게 됐다”면서 “삼성은 계속 같은 입장에 서 있었다”고 말했었다.
유럽연합의 반독점 위반 경고 성명은 집행위원회가 반독점 위반행위에 대한 증거를 찾았다는 것으로 기각될 것이 확실한 판매금지 청구를 미리 취하해 삼성은 애플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고 유럽연합의 예봉도 피하겠다는 다목적 포석이었던 셈이다.
알무니아 위원은 삼성의 판매금지 청구 철회에 대해 "표준화한 특허보유 권리를 남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해소됐다는 점에서 다행"이라고 평가해 삼성의 다목적 포석중의 하나가 이루어진 것과 다름없다.
이에 대해 삼성전자 측은 “반독점 규정을 준수했다는 점에 대해 자신이 있으며 오해에서 비롯된 내용에 대해서는 반론을 제기할 것”이라며 “유럽연합의 제재에 대응방안을 마련하겠으며 협조할 사항은 충분히 협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