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자격 관리를 강화하기 위해 국세청이 취합한 저소득층 근로자 소득지급명세서상 정보를 사회보험과 공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윤희숙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23일 "국민연금과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사회보험은 보험료를 체납하지 않아도 이용에 제한이 없다"며 "국세청의 정보를 사회보험과 공유하면 직장피부양자와 지역가입자 중 상당 부분은 직장가입으로 옮길 수 있다"고 밝혔다.
건강보험은 특별한 가입절차 없이 전 국민에게 보험혜택을 제공하고 있으며, 보험료와 급여가 연동되는 연금이나 고용보험과 달리 '필요에 의한 혜택' 원칙에 의해 보험료를 체납해도 이용에 제한이 거의 없다.
때문에 장기적인 위험에 취약한 저소득층의 경우 사회보험은 의료비 위험을 대비하는 건강보험으로 통용되고 있다.
윤 연구위원은 "사회보험의 혜택은 비공식부문(세금 부과 등 고용관련 규제 제외)을 축소하는 자연스러운 유인이 될 수 있다"면서도 "행정능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광범위한 '무임 승차자'를 양산하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를 고려해 국세청 인프라를 활용한다면 보험 재정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조언이다.
그는 "저임금으로 고용을 유지하는 일정 소득수준 이상의 임금근로자 중 407만여 명은 피부양자로서 보험료를 전혀 부담하지 않거나 지역가입자로 분류돼 있어 이들로 인한 재정누수분이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련 자료가 국가적 차원에서 취합돼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일부 기관에서만 활용할 뿐 다른 기관과 공유하지 않고 있다"며 "국세청의 인프라를 활용해 행정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참여정부 후반 복지체계의 확장과 내실화를 위해 국세청 징수통합을 논의한 바 있지만, 각계의 반대에 부딪혀 건강보험공단을 중심으로 한 징수통합으로 선회했다.
윤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해 "국가와 사회, 보험 간 연계는 강화되고 있는데 기관 간 협조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사회보험 부과징수 업무의 틀을 전반적으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