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이한구 '기존순환출자' 놓고 이견 노출
새누리당 경제민주화가 또 삐걱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인수위도 출범하기도 전에 당내에서 경제민주화 이견이 또 다시 나오게 된 것.
김종인 전 국민행복추진위원장과 이한구 원내대표가 '경제민주화' 추진을 놓고 다른 말을 하면서 갈등이 재점화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원내대표는 전날(23일) 기자들과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를 쓰는 것보다 '공정한 경제'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기자들이 '경제민주화'라고 발언하는 것에 대해서도 거듭 "속칭 경제민주화라는 것", "공정한 경제" 등으로 바꿔 말하면서 경제민주화 용어 자체에도 거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지난 10월 "경제민주화 개념에 무엇을 담을지 불분명하다", "정체불명의 경제민주화" 등 발언을 하며 김 전 위원장과 설전을 벌인 바 있다.
이 원내대표는 이날 '김종인 위원장이 인수위에서 기존 순환출자 문제를 해소하는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고 한 부분에 대해 "내가 인수위원장을 맡으면 절대 논의하지 않겠다"고 거듭 반대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은 지난 20일 CBS 라디오에 나와 "(기존 순환출자를 해소해야 한다는) 제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며 "인수위원회를 발족하고 국정 전반의 우선순위를 설정할 때 경제민주화도 빠질 수 없는 사안으로 그 과정에서 다시 한번 자연적으로 거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김 전 위원장이 주장한 '경제민주화' 방안에는 선을 그으면서도 박 당선인이 추진하는 대-중소기업간 불공정 거래 타파에 주안점을 둔 정책과 관련해서는 '실천'을 강조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24일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전 위원장이 경제민주화 때문에 박 당선인을 도왔으니까 그런 말을 한 것 같은데, 이미 정책발표에서 기존 순환출자는 빼지 않았느냐"며 "근데 또 인수위에서 할 수 있다는 식으로 가는 게 맞는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극우인사인 조갑제씨는 보수언론 기고문을 통해 "박근혜 당선인이 자신을 당선시킨 5060세대의 열망을 가장 빨리 배신하는 길이 있다"며 "권력을 쫓아 좌우를 넘나드는 김종인을 인수위 위원장으로 임명하는 것"이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한편, 오는 26일 인수위원장 인선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김 전 위원장이 인수위원장 유력 후보군에 속해 있어 인수위원장 임명 후가 '김종인-이한구' 이들의 명암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