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파쇼적 칼럼…당 내에서도 우려 "대통합 인사 기대했는데..."
박근혜 당선인의 인사스타일이 극명하게 드러난 첫 인사와 관련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극우논객인 윤창중 수석 대변인의 임명을 둘러싸고 당 내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박 당선인이 지난 24일 임명한 비서실장·대변인 인사는 측근을 배제하고 지역균형과 '전문성'을 강화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철통 보안'을 강조한 나머지 '비밀주의', '밀실인사'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최측근 비선조직에 의해 올라온 정보를 혼자 고민하고 단독결정을 내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언론과 여론을 통한 1차 검증이 되지 않아 향후에도 거듭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 윤창중, 극우파쇼적 칼럼…정치권으로 '왔다 갔다' 한 이력도 논란 = 윤창중 수석대변인은 언론인 출신이지만 극우파쇼적 칼럼들이 문제가 되고 있다.
윤 수석대변인은 대선기간동안 민주통합당 문재인 전 대선후보를 지지한 정운찬 전 총리와 윤여준 전 국민통합위원장을 향해 "정치적 창녀"라는 모독적 발언을 했다.
안 전 후보가 문 전 후보 지지를 선언한 뒤에 쓴 칼럼(12월 10일)에선 "이런 어린 아이들이 대통령 되겠다고 나서는 대한민국의 수준"이라고 비하했다. 또한, 문 전 후보를 지지한 48% 유권자들에 대해 "반(反)대한민국 세력이고 대한민국을 공산화시키려는 세력"이라는 파쇼적 망언을 해 공분을 사고 있다.
뿐 만 아니라, 윤 수석대변인의 과거 이력도 논란의 중심이다. 그는 언론계와 정치권을 반복해 넘나들었고, 특히 정치권에서 언론계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권력자에게 청탁한 사실도 드러났다.
1981년 '코리아타임스'에 입사한 윤 수석대변인은 'KBS'와 '세계일보'를 거치며 11년간 기자생활을 하다, 1992년 노태우 정부 청와대 정무비서실 행정관으로 옮겨간다. 노태우 정부가 끝난 후, 다시 '세계일보'로 돌아와 정치부 차장, 부장까지 역임한다. 이후, 1997년 이회창 한나라당 대선후보의 언론담당 보좌역으로 다시 정치권으로 옮긴다.
이회창 후보가 대선에서 패하자 1998년 일본 게이오대학으로 연수를 떠났고, 이후 1999년 '문화일보' 논설위원으로 다시 언론계로 돌아온다. 이 과정에서 권노갑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추천이 있던 것으로 밝혀졌다. 권 고문은 언론과의 통화에서 "내가 당시 문화일보 사장에게 추천했다"고 말했다.
■ 박근혜 '독단'이 만든 '폐쇄 인사'…"이게 대통합인가" = 윤 수석대변인의 부적절한 언행은 박 당선인이 단독 결정하는 '밀실인사'의 폐해라는 지적이 많다. 박 당선인의 '불통'이 만든 문제라는 것이다.
새누리당 친박 인사나 당 관계자들은 인수위 인선과 관련해 "박심은 아무도 모른다"는 말만 하는 상황이다. 또한 박 당선인이 언론에 오르내리거나 누가 본인과 친하다고 나오는 것을 아주 싫어하기 때문에 하마평에 오르는 것조차 달가워하지 않는다. 때문에 친박 인사 중 "내 이름을 빼달라"고 부탁하는 경우도 있다.
인사와 관련, 박선규 대변인도 26일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아무 것도 진전된 것이 없다"며 "박 당선인이 지금 인선과 관련해 고심 중에 있을 것"이라고만 말했다. 24일 인선에 대해서도 이정현 공보단장에게 발표 30분 전에 통보를 한 게 전부였다.
이명박 대통령이 학연, 지연, 혈연으로 '고소영', '강부자' 인사를 한 것을 반면교사 삼은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지나친 '비밀주의'는 그 자체로 검증과 관련한 소통이 이뤄질 수 없어 부작용도 크다.
이런 경우 검증 부실로 인한 문제는 곧 바로 박 당선인의 '리더십'에 타격을 가져다준다. 지난 4.11총선 공천심사위원회 구성과정에서 경력과 학력에 대한 거짓 해명으로 인선 하루 만에 진영아 공직자후보추천위원이 낙마한 사례가 단적이다.
당시 박 당선인은 잘못된 인사에 대해 '불통', '폐쇄인사', '권위적 리더십'이라는 비판을 받았음에도 '사과'하기보다 "자꾸 토를 달고 이런 거는 바람직하다고 생각하지 않고 이걸로 마무리 됐다"고 잘라 말했다.
■ "대통합 강조하더니, 폐쇄적"…"인사 아닌 참사" = 이에 대해 야당은 물론 당 내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민주통합당은 "역대 최악의 인사"라고 혹평하며 윤 수석대변인의 임명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진보정의당 노회찬 대표는 "윤창중 수석대변인 임명은 인사 아닌 참사(慘事)"라고 비난했다.
새누리당 관계자 역시 <조세일보>와의 통화에서 "대통합을 한다고 해서 중도적 인사를 기대했는데 나가도 너무 나간 것"이라며 "반대파들을 끌어안겠다고 말한 게 의미가 없게 된 거 아니냐"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박근혜 당선인 스타일이 깜짝 인사를 하는 것을 좋아하는 건 알았지만 너무 폐쇄적"이라며 박 당선인의 '비밀주의'를 지적했다.
정우택 최고위원도 전날 종편방송에 나와 "보수 논객으로 알려진 분을 택한 것이 대통합과 어떻게 맞아떨어져 매칭될지 의문을 일으킬 수 있다"면서 "윤 수석대변인은 문재인·안철수 전 후보에게 '막말'에 가까운 말을 한 것으로 아는데 상당한 반발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