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뉴스레터' 추진…국세청 정책홍보의 새 장 연 장본인
'신선한 아이디어, 명석한 판단력, 스마트한 일처리' 공직자로서 3박자를 모두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가 뒤따른다면 많은 간부들이 좋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특히 일 많기로 유명한 국세청의 핵심인 본청 조사국 조사기획과 수석계장직을 2년동안이나 맡았다면 그 만큼 윗분들의 신임이 컸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
인구 57만 납세자(개인) 7만명(법인 7000개)인 제주특별자치도의 세정총책임자로 재직중인 유재준 제주세무서장(사진)의 스토리다.
한마디로 국세청 조사국 업무는 중압감은 물론 업무량 측면에서도 한마디로 '빡센 곳'이라는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없다. 그런 곳에서 수석계장을 2년이나 맡아 숫한 조사관련 대형 이슈들을 실무적으로 대응해 내면서 차세대 국세청 주역으로서의 잔뼈를 다졌다.
국세청 조사국에서 수석계장을 2년이상 한 것은 현재 국세청 국제조세관리관을 맡고있는 한승희 국장이 3년간 근무한 이후 두 번째로 긴 기간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서장은 서울에서 태어나 청운중학교와 경복고등학교에서 수학하고, 서강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행정고시 43회에 합격해 2000년 행정사무관에 임명돼 2001년 충주세무서 징세과장을 첫 보직으로 받으면서 국세청에 발을 내디뎠다.
이후 의정부세무서 납세지원과장, 서울국세청 징세과를 거쳐 2004년 국세청 납세홍보과로 발령되면서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당시 인터넷 열풍이 불면서 국세청 정책홍보도 이메일이나 인터넷을 이용한 홍보가 절실하던때 국세행정을 납세자들에게 가장 빠르고 안전하게 전달 할 수 있는 '국세청 뉴스레터'를 추진해 한번에 최대 172만건까지 뉴스레터를 발송하는 등 국세청 정책홍보의 새 장을 열게 한 장본인이 바로 유재준 서장이다.
당시 이용섭 국세청장(현 통합민주당 국회의원)의 대납세자서비스 행정에 주안을 둔 세정운용 방향을 제대로 뒷받침 했다는 평가와 함께 이 전 청장으로부터 넘치는 칭찬을 듣기도 했다.
또 유 서장은 당시 국세청이 창간한 인터넷 국세청 뉴스 사이트를 만들어내는데도 실무자였다. 당시 인터넷 국세청 뉴스를 접한 납세자들은 국세청은 세금만 거두는 곳이라는 막연한 이미지를 벗고 국세청을 좀 더 쉽게 이해하는데 일조를 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 해 국세청은 정부업무 종합평가 중 정책홍보분야 1위를 달성, 표창도 받았다.
윗분들의 입맛에 맞게 일을 척척 잘 해내면 그 만큼 일이 많아지는 게 당연지사. '일 잘하는 유 사무관'은 2006년 국세청이 새로 만든 통계기획팀 1계장으로 배치돼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했다.
현재 본청 기획조정관으로 있는 나동균 국장이 통계기획팀의 선장이었다. 후진성을 면치 못하고 있던 국세청 통계업무 시스템을 일신시키는 한편 새로운 국세통계를 많이 개발해 내는 등 국세청 통계업무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얻었다.
이듬해 발간된 국세통계연보는 당장 두 배로 두꺼워져 있었고, 당시 국세청 출입기자들은 '이제야 기사 쓸 꺼리가 좀 있네'라며, 통계기획팀의 고생을 에둘러 칭찬하기도 했다.
유 서장은 당시 통계기획팀의 새로운 통계개발업무는 2계 소관으로 무엇보다 최대열 계장(현재 중부청 4국 서기관)등 계원들의 각고의 노력이 깊이 배어있는 작품이었다고 소회했다.
유 서장의 이런 '스마트한 업무성과' 뒤에는 석사학위 두 개와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을 취득할 정도로 쌓여져 있는 '내공'이 적극 내조한 덕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2007년 미국 듀크대 행정대학원으로 국외훈련(학위과정)을 떠나 2년간 공부해 석사학위(조세과정)를 취득했다. 2001년 서울대행정대학원에서 받은 석사학위에 이어 두 번째. 또 유 서장은 듀크대 유학시절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까지 취득하는 수재성을 과시해 국세청 핵심요원으로서의 스펙을 차곡차곡 쌓았다.
2009년 국내로 복귀해 본청 조사국 조사기획과로 발령 받아 본격적인 조사국 근무시대를 맞았다.
조사기획과 1,2계장을 수행하면서 장부 일시보관 제도의 법적근거 마련 등 세무조사 절차 법제화의 원활한 추진, 조사모범납세자 혜택 확대 및 법인 정기조사 실효성 제고방안 마련, 성실납세자와 불성실납세자에 대한 세무조사 차등관리방안 추진 등 세무조사 분야의 굵직한 제도개선 업무의 실무를 맡아 깔끔하게 처리해 내는 수완을 발휘하며, 조직원 상하의 귀여움을 받았다.
조사국 수석계장으로서의 '빡 센 업무'에 대한 보상은 승진이었다. 2011년 5월 국세공무원의 별이라고 불리는 서기관 승진의 영예를 안았다. 양철호(국세청 부동산거래관리과 1계장), 오상훈(미국 유학), 지성(청와대 파견), 김태호 경산세무서장 등이 행정고시 43회 동기생들이다.
그리고 지난 7월 제주특별자치도의 세정사령관인 제주세무서장으로 부임하는 영광을 안았다. 타 지역의 경우 세무서가 여러 곳으로 나뉘어져 세원관리 등 세정업무를 펼치지만, 제주도는 제주세무서 한 곳을 통해 세정업무를 모두 총괄하고 있다. 사실상의 제주지방국세청이나 다름없는 특별세무서다.
그런 점에서 첫 세무서장 부임지가 제주세무서라는 것은 큰 영광이었다. 그런 만큼 잘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큰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유 서장은 여타 지역세무서장들보다 두 배이상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제주세무서장으로 부임한지 5개월. 이제부터 본격적인 유 서장 스타일의 세정이 펼쳐질 시기다. 그의 '스마트 세정'이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하다.
"간단하게 어느 과에서 근무했는지 알려달라고 하고선 '인물탐구'라니요! 제가 한 업무일지라도 저 혼자서 한 것이 아니라 많은 직원들이 같이 고생한 것이고, 또 훌륭하신 과장님, 국장님들께서 팀을 이끌어 주신 부분이 훨씬 더 크고 또 그 분들의 공인데 마치 제가 다 한 것처럼 비춰진다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몇일 전 기자의 간단한 프로필 요청에 응했던 유재준 제주세무서장은 기사를 게재하기전 '인물탐구로 소개해도 되겠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한사코 게재하지 말아달라며 이같이 신신당부했다.
아마 유 서장도 국세청내에 뿌리깊게 박혀있는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사돈문화(사돈이 논을 사면 배아픈)'를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약력]
1972년 서울 출생, 서울 청운중학교, 경복고등학교, 서강대 경제학과 졸업, 서울대행정대학원(석사), 미국 듀크대(석사)졸업.
충주세무서 징세과장, 의정부세무서 납세지원과장, 서울국세청 납세지원국 징세과, 국세청 납세지원국 납세홍보과, 국세청 정책홍보담당관실, 서울국세청 조사2국 조사3과, 국세청 통계기획팀, 미국 듀크대 국외훈련, 국세청 조사국 조사기획과, 2011년 서기관 승진, 2012년 7월 부산국세청 제주세무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