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회생을 신청한 채무자가 법원이 인가한 변제계획을 이행할 수 없음이 명백한 경우 등의 사유로 법원이 회생절차 폐지결정(회생절차 종료)을 내린 이후에는 특별면책을 신청할 수 없다는 대법원 결정이 나왔다.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2항은 채무자가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한 경우에도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계획에 따른 변제를 완료하지 못했을 것(624조 2항 제1호) ▲개인 회생 채권자가 면책결정일까지 변제받은 금액이 채무자가 파산 절차를 신청한 경우 파산절차에서 배당받을 금액보다 적지 아니할 것(제2호) ▲변제계획의 변경이 불가능할 것(제3호) 등의 요건을 충족할 때에는 이해관계인의 의견을 들은 후 면책결정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면책결정 사유가 있더라도 회생절차 폐지(종료)결정 전에 신청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채권자의 지위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대법원 민사3부는 스스로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이행하지 못해 회생절차 폐지(종료)결정을 받았다며 특별면책을 허용해 달라는 채무자 A씨의 개인회생 신청 재항고를 기각했다.(2012마811 결정)
채무자 A씨는 2007년 8월 대전지법에 개인회생절차 신청을 했는데, 대전지법은 이를 받아들여 11월부터 2012년 10월까지 매월 정액 변제를 인가했다.
그러나 A씨가 10개월 간 채무변제를 지체하자 법원은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을 내렸다.
A씨는 뒤늦게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 제624조 제2항 제1호의 채무자가 책임질 수 없는 사유로 변제를 완제할 수 없는 경우에는 면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면책신청을 냈으나 개인회생절차 폐지결정이 확정됐다는 이유로 기각 당했다.
특별면책은 개인회생절차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전제로 한 것으로 개인회생절차가 종료하기 전까지만 신청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항고를 기각한 대법원은 결정문에서 "개인회생절차에서 개인회생 채권자는 변제계획에 의해서만 변제를 받는 등 채권을 소멸하게 할 수 있으며, 개인회생 폐지결정이 확정된 때에는 개인회생 채권자 표에 따라 채무자에게 강제집행을 할 수 있는 등 개인회생 폐지결정의 확정으로 개인회생 채권자가 절차적 구속에서 벗어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인회생절차가 종료한 이후에도 채무자가 개인회생 절차에 따른 면책을 신청할 수 있다면, 개인회생절차로 권리행사의 제한에서 벗어난 채권자의 지위가 불안정하게 된다"고 밝혔다.
대법원은 "개인회생 폐지결정이 확정된 후에 채무자가 면책신청을 하여 법원이 면책결정 또는 면책불허가 결정을 해야 한다면, 이미 종료한 절차를 번복해 다시 종료하거나 폐지결정을 다시 해야하는 모순이 발생하는 등 법체계에도 맞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한편, 법원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법원에서 진행된 4만여건의 개인회생 절차에서 특별면책을 신청해 받아들여진 사례는 35건에 불과할 정도로 이용 실적이 저조하다. 따라서 회생절차에서 재산이나 소득을 조사하는 회생위원들이 제도이용을 알려주는 등 특별면책규정의 홍보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