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다랑쉬오름의 전경(사진 제공=제주도 홈페이지)
지난 2011년 제주도의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을 위해 KT가 '무늬만 국제전화'인 번호로 국민을 속여 부당한 이득을 취했다는 논란에 대해 감사원이 투표기기와 번호에 문제가 있었다고 결론냈다.
제주-세계7대자연경관 선정 범도민추진위원회(이하 범도민위)가 임대해 사용한 문자투표기가 중앙전파관리소의 적합성 평가를 받지 않은 불법 장비였고, KT는 외국의 실착신번화 확인도 없이 국제전화 번호를 제공, 국제전화 요금을 거뒀다.
감사원은 4일 이같은 내용의 '제주도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행사 참여과정 관련 감사청구' 결과 보고서를 발표하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중앙전파관리소에 주의‧통보를 내렸다.
감사원에 따르면 제주도의 7대 자연경관 투표는 국외에 착신번호가 있는지 확인도 하지 않은 채 국제전화 식별번호인 001을 사용해 투표에 참여한 국민들을 호도했다.
1차 투표 기간에는 영국 전화투표번호(001-44-20-3347-0901)를 실착신번호로 연결하는 단축번호(001-1588-7715)를 사용해 음성투표서비스를 제공했으나, 2차 투표기간에는 단축번호에 대한 실착신번호의 존재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같은 번호를 사용한 것.
KT 측은 이에 대해 "투표집계시스템이 일본에 서버를 둔 국제투표 서비스이기 때문에 발생한 일이며, 감사원의 처분 요구에 해당 투표서비스가 국내전화라는 내용은 없다"고 해명했다.
제주도 세계자연유산관리단 측은 "이번 선정과 관련 시민단체가 제기한 법적‧행정적 논란에 감사원에서 위법‧부당한 행정행위가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관련 논란이 종결됨에 따라 세계 7대 경관 마케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제주참여환경연대는 "7대 경관 선정과정에서의 여러 의혹이 속시원히 해소되지 못했다"며 "면죄부 감사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더불어 지난 4월, 해당 투표가 국내전화망 안에서 신호처리를 종료하고도 투표자들에게 국제전화요금을 청구했다는 의혹을 폭로한 KT새노조 이해관 위원장이 최근 해임을 당하면서 보복성 징계라는 주장이 일어, 당분간 7대 경관투표를 둘러싼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