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당국 "할부 거래, 비용 분담 필요"
일부 대형 가맹점들이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과 할부 거래의 비용 부담에 반발하며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시켜 이용자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
7일 신용카드 가맹점 중 일부 업계에 따르면 이달부터 대형 유통 업체 등을 중심으로 무이자 할부 서비스가 중단됐다.
할부 거래는 기본적으로 외상에 따른 이자가 발생하지만, 카드 회사들은 회원 유치를 위한 마케팅 경쟁을 하면서 이를 관행처럼 스스로 떠안아왔다.
정부와 금융 당국은 지난해 9월 영세 가맹점 수수료를 낮추기 위해 대형 가맹점(매출액 연 5억원 초과) 수수료를 높이고,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에 따라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과태료 등의 벌금형을 내리겠다는 입장이다.
카드 회사 입장에서는 사실상 '갑'으로서 군림해온 대형 가맹점에 수수료 인상과 할부 비용 분담을 요구하고 있지만, 대형 가맹점들은 무이자 할부 서비스를 중단하는 등 강경 대응을 추진하며 버티는 분위기다.
금융 당국의 한 관계자는 "경제가 안 좋은 상황에서 카드 회사들이 수익성 감소를 어떻게든 피해야 하는 입장이다. 그동안 할부 거래가 마케팅 차원에서 '공짜'로 이뤄졌지만 일정한 비용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데, 이를 카드회사, 가맹점, 소비자 중 누군가 내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그는 "카드 회사가 특별 회원에게 무이자 할부를 부분적으로 허용하거나, 가맹점과 이용자가 일정 비용을 분담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대형 가맹점들 역시 그동안 우월한 협상력을 이용해서 카드 회사와 거래를 해왔지만, 수수료가 인상되자 수익성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특히 보험회사나 이동통신사 등 일부 업계에서는 신용카드 수수료 인상에 대해 일방적 계약 변경의 책임을 카드 회사에 부과하기도 했다.
일부 보험회사들은 보험료를 올려 손실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이동통신사의 경우 새 정부 출범 이후 통신비 인하가 예상되고 있어 추후 상황을 지켜본 뒤 수수료 인상에 합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 당국은 일단 수수료 인상률을 적용하되, 추후 카드 회사와 가맹점이 재협상을 하면 소급해 초과분이 돌아가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