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국적으로 주택 전세가격은 상승세가 지속되는 반면, 앞으로 집값이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주택 매매가격은 계속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침체된 주택 거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종 세제지원을 실시한 9·10 부동산 대책 이후 거래량이 반짝 증가했지만, 여전히 주택 거래는 부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매매가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상승함에 따라 앞으로 주택 매매가격이 다소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7일 건국대학교 부동산·도시연구원과 공동으로 '2012년 4/4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를 발표하고, 주택 매매시장의 변화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우선 KDI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주택시장이 매매가격 하락은 계속되는 반면, 전세시장은 매물이 없어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매매시장의 경우 지난해 9·10 부동산 대책 이후 취득세 인하 효과로 거래량이 한 달 가량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후 다시 거래량은 부진을 면치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4/4분기 거래량은 소폭 증가했지만 대부분 급매물 중심 거래였고, 매매가격은 전반적으로 보합 또는 하락 추세였다. 특히 중대형 주택의 가격 하락은 여전히 계속됐다.
서울의 경우 반포, 개포, 잠실 등 재건축 단지 가격이 10월 중에 일시적 거래량 증가로 다소 상승했지만, 11월 들어 곧바로 하락세로 돌아섰다.
지방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전국 평균을 크게 웃돌던 세종시의 지가 상승률이 최근 급격히 하락하면서 조정 양상을 보이고 있고, 지방 혁신도시들에서도 신규 공급물량의 지방 집중현상 때문에 상승세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분양시장도 서울 및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부진이 계속됐다. 수도권 지역 분양시장은 미분양 물량이 소진되지 않아 적체 물량이 더 늘었고, 대형 평형은 미분양 문제가 한층 심각해졌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신규주택 분양도 1/4분기까지 초호황기를 유지했지만 3/4분기 이후 청약 및 계약률이 뚝 떨어지는 등 급격한 침체기를 맞았다.
충청지역도 세종시를 중심으로 분양이 이뤄지고 있지만 세종시 내에서도 행정타운과 먼 지역이나, 브랜드 가치가 떨어지는 아파트에서는 순위 내 미분양 현상이 나타나고 프리미엄도 점차 떨어지고 있다.
반면 주택 임대시장은 매물 품귀현상이 빚어질 만큼 서울, 수도권, 지방 등을 가리지 않고 전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다.
전세가격이 상승하는 이유로는 보증금을 다소 올리더라도 다른 집으로 이사하지 않으려는 세입자들의 성향이 나타나면서 매물이 부족해진 영향이 컸다.
충청권의 경우 정부기관 이전을 앞두고 세종시는 물론 인근 공주시, 대전시 유성구 등을 중심으로 중소형 아파트 전세가격이 급등하는 추세다.
KDI는 최근 주택 매매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전세가격은 계속 상승해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 비율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하며, 앞으로 매매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매매가격과 전세가격 사이의 차이가 줄어들면, 임대수요가 매매수요로 전환돼 주택구매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어 매매가격이 상승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상승이 매매가 급등으로 직결되기는 어렵다고 덧붙였다. 전세가격은 주로 현재의 주택시장 상황을 반영하는데 반해 매매가격은 미래시장에 대한 기대치까지 반영하기 때문이다.
즉 앞으로 집 값이 오를 가능성이 보인다면 매매 수요가 증가해 매매가격도 오를 수 있지만, 미래에 집 값이 더 떨어질 전망이 더 우세할 경우 전세가격이 매매가격에 가까워질 정도로 높아져도 매매가격은 계속 낮은 수준에 머무를 수 있다.
KDI는 보고서를 통해 "최근 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 상승이 주택 매매가 상승의 신호라고 보기는 어려우나, 매매시장 자체 요인의 변화로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