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세일보는 최근 언론사 세무조사 등으로 국민들의 세금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시점에서 A대학 학생들이 「세금에 대한 생각」을 주제로 제출한 리포트를 긴급입수, 분석한 결과 대부분의 학생들은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아깝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들이 느끼는 세금에 대한 부담율도 '너무 높다'라는 반응을 보였으며 세금을 통한 부의 재분배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조○○ 학생은 "현실과 매스컴에서 느낄 수 있는 비리와 불투명한 세금제도가 계속되면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만 늘어날 것 같다"며 우리나라 세금제도에 대한 강한 불만을 표현했다.
이처럼 세금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갖는 이유에 대해 이○○ 학생은 "국가가 세금을 걷어들이는 금액에 비해 국민들에게 돌아오는 것이 너무 적은 것 같다"며 정부의 세출정책을 지적했다.
한○○ 학생은 "세금을 많이 내는 사람들은 바보 취급당하고 오히려 세금을 적게 내는 사람들은 사람들에게 세금을 조금 내는 방법들을 자랑삼아 이야기하는 사회풍조가 우리로 하여금 세금을 내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게 만들고 있다"고 대답해 세금에 대한 부정적인 사회적 분위기도 학생들의 세금 의식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세금이란 무엇인가에 대해서는 "세금은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부담하는 회비"(정○○ 학생), "나라를 지탱하는 힘"(이○○ 학생) 등으로 표현해 국가의 국민들에 대한 세금 징수 필요성은 인식하는 반면 실제로 세금을 내는 데 있어서는 '아깝다'는 생각을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사회 고위층의 탈세행위에 대해서는 강하게 반발하면서도 주변 사람들이 자영업을 하면서 세금을 적게 내기 위해 이중장부를 기재하는 등의 행위에 대해서는 '생계를 위해서 어쩔 수 없다'는 관대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학생들은 "탈세를 파렴치범으로 보아 더욱 더 강력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김○○ 학생), "시민들이 보다 능동적으로 사회 감시기능 수행해야 한다"(이○○ 학생) 등을 꼽았다.
전○○ 학생은 "학교에서 자발적이고 기쁜 맘으로 세금을 내야 한다고 몇 번들었지만 맘처럼 그리 쉬운 일은 아닌 듯 싶다"라고 말해 납세교육만으로 성실납부 실천까지 이어지기는 쉽지 않음을 시사했다.
그러나 학생들은 정부가 걷어들인 세금이 사회간접자본 투자 등 공익을 위해 바르게 쓰여진다면 '제대로 내겠다'고 대답해 정부의 세금 정책 여부에 따라 성실 납세 가능성을 내비쳤다.
한편 학생들의 이런 세금 의식은 일반인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1월 한국납세자연합회에서 수도권, 부산, 경주지역 납세자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재 내고 있는 세금이 형편에 비해 어떠하다고 생각하는지' 묻는 질문에 응답자 중 74.8%가 '부담스럽다'라고 대답했으며 이 중 18.5%는 '매우 부담스럽다'라고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현재 우리 정부가 국민으로부터 거둬들인 세금을 제대로 책정·집행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에 대해 응답자 중 9.3%만이 '그렇다'라고 대답해 전반적으로 정부정책에 대해 불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환원 정도에 대해서도 자신이 낸 세금이 각종 공공재 및 서비스의 편익으로 얼마나 환원되는지에 대한 물음에 응답자 중 67%는 '환원되지 않다'는 반응을 보였다.
납세계층간 세 부담이 얼마나 공평하냐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응답자 중 85.3%는 '공평하지 않다'고 응답했고, 우리 나라에서 탈세를 가장 많이 하는 부류는 누구라고 생각하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응답자 중 93.9%가 자유직업 소득자·대기업 경영자라고 대답해 사회고위층에 대한 강한 불신을 나타냈다.
결론적으로 학생들의 세금 의식은 부모나 이웃 또는 언론매체 보도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으며 특히 정부의 세금정책에 대해 강한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적지 않은 학생들이 정부 정책이 개선되면 성실 납부하겠다고 대답해 정부 정책에 따라 대학생들의 세금의식도 큰 변화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 A대학 여○○ 학생이 제출한 '세금에 대한 생각' 보고서
대부분의 사람들이 세금을 내기 싫어하거나 부담스러워 한다.
나 또한 세금이라고 하면 왠지 내기 싫고 다른 용도로 사용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들을 많이 해왔었다.
우리가 사용해서 내는 전기세나 수도세 등은 '우리가 사용하니까 당연히 내야지'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세금들은 왜 우리가 그러한 세금들을 내야 하는지에 대한 정확한 인식도 없을뿐더러 그 돈이 어떻게 나오는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세금을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세금이라고 하면 왠지 '다른 곳에 쓰일 것이다'라는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세금을 긍정적으로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가 세금을 내면 그것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 지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세금을 낸다고 해도 우리가 그것에 정당한 혜택을 받고 있는지도 알 수 없고 우리가 정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세금을 부담스럽게 생각하고 내기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또 어떤 소수의 사람들은 자신들이 번돈의 내역을 속이고 불법적인 방법을 써서 세금을 적게 내려고 하거나 내지 않으려고 한다.
사람들의 이런 조세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바꾸기 위해서는 우선 조세의 투명성이 요구되어야 할 것이다. 우리가 낸 세금이 헤프게 쓰이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도록 세금의 사용내역을 공개한다거나 또는 세금의 액수가 어떻게 해서 나오는지를 알게 되면 사람들도 어떻게 쓰이고 어떻게 내는 지를 알게 되니까 전에 비해서는 세금에 대해서 덜 의심하고 부담도 덜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세금을 쓰는 사용자들인 공무원이나 국회의원들도 자신들이 쓰는 세금이 국민의 노고에 의해서 나온 것이라는 것을 더욱 확실히 알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고 설사 그렇지 않더라도 국민들이 세금의 쓰임처를 알고 있으니까 훨씬 더 절약해서 세금을 쓸 것이다.
그런데도 만약 공무원들이 세금을 낭비한다면 그 사실이 국민들에게 밝혀질 것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날 수도 일어난다고 해도 다시는 그런 일이 반복 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가 이러한 방법을 생각하거나 실행되기 전에 먼저 국민의 세금을 관리하고 있는 공무원들의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금을 그저 단순한 돈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우리의 가족들과 친구들이 피땀 흘려 열심히 번 돈을 다시 그들의 편의를 위해서 쓴다고 생각하면 훨씬 더 효율적으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세금을 낸 국민들은 세금에 대한 의심을 하지 말아야 할 것이고, 세금을 사용하는 공무원들은 국민들이 세금에 대해 의심하지 않도록 더욱 효율적으로 세금을 활용하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