②LH, 겉은 경영실적 개선… 속은 '돈 먹는 하마'

■ 합병후 매출 31% 이익 116% 성장...2012년 상반기 이익 1조원 넘겨

지난 2,3년간 LH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좋아졌다. 

2010년 11조426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LH는 2011년에 15조33억원의 매출을 실현해 1년만에 매출이 31%나 증가했다. 2012년에도 상반기에만 9조2606억원의 매출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28%나 성장했다.

                                                     LH 최근 5년 매출 추이 (단위 : 조원)

LH의 매출 증가는 지난 3년간 보금자리 주택을 비롯해 세종시와 혁신도시 개발 등 정책사업이 활발하게 진행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금자리주택의 매출은 2010년 4364억원에서 2011년 2조3409억원으로 5배 넘게 증가했고 세종시와 혁신도시도 매출이 각각 1.3배와 3.2배 증가했다.

매출 증가로 이익도 두드러진 성과를 가져왔다. 2010년 3733억원이었던 순이익이 2011년에는 8054억원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고 2012년에도 상반기에만 1조1435억원의 이익을 실현했다.

이익률도 2010년 3.3%였던 매출액 대비 순이익율이 2011년에는 5.4%, 2012년 상반기에는 12.3%로 4배 가까이 증가했다.

                                                    LH 최근 이익율 추이 (단위 : 억원, %)

                                                                                            자료 : LH 각년도 연결재무제표

이익의 증가는 무엇보다 2010년 94.3%였던 매출원가율이 2012년 상반기 83.0%로 11.3%p나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나타났다. 2010년 착수과정에서 매출보다 매출원가가 더 컸던 세종시와 혁신도시 등이 2011년 부터는 매출을 올리기 시작했고 보금자리주택도 작년부터 본격적인 분양을 시작했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 일반분양 사업에서 번돈 임대주택이 다 까먹어

LH의 영업실적은 사업부문별로 커다란 차이를 보인다. LH의 사업부문은 보금자리주택, 임대주택, 행정·혁신도시 등 정책사업과 산업단지개발, 토지은행 등 토지공급사업 그리고 LH가 자체적으로 공급하는 일반분양사업으로 구분된다.

회사 전체 매출에서 각 사업부문이 차지하는 매출비중은 일반분양 등 LH 자체사업 부문이 69%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보금자리주택과 임대주택 등 정책적으로 공급하는 주택부문이 20.1%를 차지하고 있다.

사업이익은 일반분양부문이 1조3천억원 수준의 이익을 내고 있는 반면 임대주택 부문은 7천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고 보금자리와 신도시 등 정책사업들이 2천억원의 이익을 내는데 그쳐 정책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사업부문의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LH 사업부문별 매출 및 순이익 (단위 : 억원)

                                                                                              자료 : LH 2011년 감사보고서

■ 겉으로는 이익이 나도 속을 곪아가는 특이한 회계구조  

LH의 부채는 130조원으로 그중 차입금만해도 90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차입금 이자만도 연간 3조원~3조5000억원에 이른다. 그런데 연간 매출액 15조원 규모의 기업이 천문학적인 이자를 감당하고도 이익을 내는 특이한 구조를 보이고 있다.

그 해답은 LH의 현금흐름에서 찾을 수 있다.

LH의 현금흐름표를 보면 영업현금흐름이 2010년에는 9조973억원 적자, 2011년에는 2조3885억원 적자가 났다. 2년동안 영업부문 적자를 합치면 11조4858억원이다.

회계상으로 이익이 나도 현금 수입과 지출을 기준으로 하면 적자가 나는 것이다. 이는 재고자산이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즉 팔리지 않은 부동산에 지출한 비용이 2010년 7조2355억원, 2011년에는 3조1188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LH의 경우 사업을 위해 빌어쓴 차입금의 이자도 물건이 팔리지 않은 몫만큼은 비용으로 처리하지 않고 자산으로 넘겨 놓았다. 

차입금 90조원에 대한 연간 3조원~3조5000억원의 지급이자도 대부분 회계상의 손익에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에 번 돈보다 쓴 돈이 10조원이 넘게 많은데도 회계적으로는 수천억원의 이익이 나고 있는 것이다. 겉으로는 이익이 나도 속은 곪고 있는 셈이다.

                                     LH 회계기준과 현금기준 영업이익 비교 (단위 : 억원)

■ 임대사업으로 사업중심 이동... 자금회수와 손실누적은 어떻게 하나

최근 국토부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국민주거안정을 위해 향후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토부의 주택공급은 70~80%가 LH를 통해이루어지므로 LH는 향후 임대주택을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임대주택은 소유권을 분양하는 사업보다 자금의 회수기간이 길다. 보증금이나 임대료로는 토지수용대금과 건축비용 등 사업비를 단기간에 회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LH의 주택임대부문은 47조원의 투자부동산을 갖고 있지만 연간 7050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어 매출손실율이 95.9%에 이른다. 다른 사업부문이 만들어 낸 이익의 절반 이상을 주택임대부문이 까먹고 있는게 LH공사의 실정이다.

                                                        LH 사업부문별 이익율 (단위 : %)

LH는 그동안 국민주거안정과 국토균형발전을 위해 정부의 대규모 정책사업을 추진하면서 겉으로는 이익이 나지만 매년 수 조원씩 현금이 부족해 계속 차입금을 늘리고있다. 특히 주택임대사업부문에서는 대규모 자산을 쌓아 놓고 계속 막대한 손실을 내고 있다. LH공사의 고민이 깊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