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에서 보험계약자의 주된 의무는 보험료를 내는 일이다.
보험료를 납입하지 않으면 보험회사는 납입을 독촉한 뒤 보험료를 내야 하는 달의 다음 달 말일까지 유예기간을 준다. 그날까지 보험료를 내지 않으면 그 다음날 계약을 실효시키게 된다.
계약자가 계약을 잘 유지하려면 자동이체 등을 이용해 보험료를 제때 납입해야 한다.
보험회사는 보험료 수입을 계속 얻으려면 계약이 실효되기 전에 납입독촉을 해야 한다. 납입독촉은 연체된 보험료를 납입해야 한다는 내용과 실효된다는 내용을 포함해야 한다.
대개 이같은 내용을 등기우편 등 문서나 음성녹음기능이 있는 전화 또는 이메일 등 전자문서로 전달해서 뒷 탈이 없도록 하고 있다. 이메일로 보낼 때는 계약자의 서면에 의한 동의를 얻어 수신확인을 조건으로 전송했을 때에만 유효하다.
그런데 사정이 있어서 보험료를 내지 않아 계약이 실효된 상황에서 피보험자가 사망하면 사망보험금은 어떻게 될까? 원칙적으로는 보험계약자가 보험료 납입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계약이 실효되어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없다.
그러나 실효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보험회사로부터 납입독촉(또는 실효예고 통보)을 받지 못했을 경우에는 사망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런데 보험계약 실효 과정을 완벽하게 처리하기는 쉽지 않은 듯하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연체된 보험계약에 대해 등기우편이나 전화로 납입독촉을 하려면 상당한 경비가 들게 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보험사들은 고액의 계약을 제외하고는 납입독촉을 하지 않고 실효된 계약에 대해서만 통보한다.
통계적으로 납입유예기간과 실효 통보기간 동안 발생하는 제반 보험금이 등기우편 등을 통해 납입독촉을 하는 비용보다 적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사 등 불가피한 사유로 보험료를 제때 내지 않아 실효된 경우라면 보험사고가 발생하면 포기하지 말고 보험사에 보험금신청서류를 제출하여 보험금을 받아야 한다.
우리나라도 선진국처럼 위로금 또는 임의지급이라고 불리는 ex gratia를 지급하는 경우가 있다. 천재지변이나 보험사의 실수 등 특별한 사정이 있었을 경우 법적 안정성을 해치지 않는 범위에서 보험사 재량으로 일정금액을 지급할 때가 있다. 이런 때는 설계사 등 전문가와 상의해 보는 것이 좋다.
실효된 경우에는 보험계약을 부활시키게 되는데 납입독촉을 하지 않았을 경우에는 보험사는 건강진단 등을 하지 않고 간이부활이라는 절차를 거쳐 간단하게 부활을 해 주게 된다. 보험계약자는 실효에 따른 아무런 불이익을 받지 않는다.
설사 이렇게 편의를 봐주는 제도가 있다고 하더라도 계약자는 주소 또는 연락처가 변경된 경우에는 즉시 그 변경내용을 회사에 알릴 의무가 있으므로 제때 보험회사에 알리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보험사가 계약자측에서 회사에 알린 최종 주소 또는 연락처로 보험계약과 관련해 알린 사항은 도달에 필요한 시일이 지난 때에 계약자에게 도달된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약력] 삼성생명 부장, AIG생명 부장, GE캐피탈코리아 이사, 에이스(뉴욕)생명 전무, 조세일보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