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세상을 살아가면서 이러저러한 위험에 노출되면서 살아간다.
어떤 이는 출근하다가 태풍에 넘어지는 나무에 깔려 숨지기도 하고 중앙선을 침범한 차에 부딪혀 목숨을 잃기도 한다.
사업을 하다 IMF 외환위기라는 뜻밖의 사태로 부도를 내고 가족해체의 비극을 겪기도 한다. 어떤 검사는 꿈을 펴지도 못한 채 자기 사무실에서 피의자와 부적절한 관계를 가져 해임위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갖가지 위험을 대비해 손해를 최소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보험업계에서 통용되는 위험 예방비용은 실제 발생하는 손해의 20분의 1 정도라고 한다. 다소 불편하고 귀찮더라도 적절한 위험관리방법을 사용하여 제반 위험을 적절하게 통제해 나가야 한다.
위험관리방법에는 위험을 보유하거나 회피, 또는 축소·예방 그리고 전가하는 방법이 있다. 위험을 보유하는 것은 그 위험이 본인이 감내할 수 있을 정도로 작거나 자기의 능력으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을 때 활용한다. 예를 들면 자동차가 출고된 지 13년이나 되어 평가가격이 200만원 정도로 잔존가액이 낮을 때 자동차보험의 자기차량보상 부분을 가입하지 않는 경우를 사례로 들 수 있다. 이 경우 자동차보험료의 약 30~40%를 절약할 수 있다.
때로는 자기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를 벗어나는 위험인 경우 위험을 보유하는 전략을 쓰기도 한다. 현대건설은 사우디 주베일 항만공사를 할 때 원가를 절약하기 위해 개당 550톤인 거대한 철 구조물 89개를 울산에서 제작하여 주베일항까지 1만2000 km를 바지선으로 실어 날랐다. 한 번에 35일이 걸리는 항해를 최대 태풍권인 필리핀·동남아 해양과 몬순이 휘몰아치는 인도양을 돌아서 사우디까지 19차례에 걸쳐 무사히 해 냈다.
당시 정주영 회장은 비싼 보험료를 아끼려 보험을 들지 않는 무모한 결정을 내렸다. 다행히 한 건의 침몰사고도 내지 않고 무사히 공사를 마칠 수 있었다. 오일 쇼크를 겪고 있던 우리나라를 하늘이 도운 것 같다.
위험을 회피하는 방법은 가장 소극적이나 안전한 위험관리 방법이다. 요즘같이 폭설이 올 때 차를 운전하지 않고 안전한 지하철로 출퇴근하는 것을 들 수 있다.
위험을 축소·예방하는 것은 운전할 때에 안전띠를 맨다든지 사업장에 소화기를 비치해 사고를 예방하거나 사고 시 그 피해를 줄이는 방법이다.
마지막으로 위험을 남에게 전가하는 방법이다. 위험이 발생할 확률은 많지 않으나 사고가 발생하면 피해가 커서 감당할 수 없을 때에 주로 활용한다. 가장 흔한 경우가 자동차보험이나 생명보험에 가입하는 경우이다. 상대적으로 적은 보험료를 보험사에 지급하고 보험사고 발생 시 계약에서 정한 보험금을 보험사로부터 받아 경제적 안정을 이루는 것이다.
어떠한 행위를 할 때마다 내가 그 행위를 함으로써 지게 되는 위험의 총량을 생각해 보는 것이 중요하다.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인정 때문에 연대보증을 선다든지 술 취한 친구를 대신해서 자동차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친구차를 운전한다면 최악의 경우 집안이 망할 수도 있다. 보험의 원리를 생활에 응용하면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위험에 처해 낭떠러지로 뛰어내릴 수 밖에 없는 처지라 하더라도 떨어질 자리를 살펴볼 필요는 있다. 떨어질 곳에 독사가 우글거리는 곳인지 아니면 악어가 입을 벌리고 있는 곳인지 챙겨보고 뛰어 내려야 한다. 부드러운 모래가 있는 곳이나 보송보송한 풀밭 위라면 뛰어내리더라도 최악의 상황을 맞지는 않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