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의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자 휴대폰 보험이 인기다.
그러다 보니 보험회사에 이러저러한 이유로 휴대폰 보험금을 청구하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보험사에 접수되는 휴대폰 보험사고를 보면 휴대폰을 전화 이외의 용도로 참으로 다양하게 쓰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어떤 농부는 소 출산 때 휴대폰으로 불을 밝히다가 분실했다며 보험금을 청구했다. 휴대폰을 축산용으로 쓴 케이스이다.
청주에 사는 여성은 노키아 스마트폰을 딸 생일 케이크에 넣어 전자레인지에서 구워 버렸다며 보상을 요구했다. 스마트폰을 식자재로 쓴 셈이다.
외국의 경우 스마트폰이 문화적 충격을 느낄 정도로 엉뚱한 곳에 쓰였다. 영국 브리스톨에 거주하는 여성은 블랙베리 스마트폰을 섹스 장난감으로 활용했었는데 진동기능이 고장났다며 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그녀는 스마트폰의 진동기능을 활용해서 즐겼는데 그 기능이 고장났으니 큰일 난 셈이다.
수원에 사는 여성은 바람피운 남자친구에게 휴대폰을 던졌는데 그만 빗나가 벽에 부딪치는 바람에 부서졌다며 신고해왔다. 이 경우는 휴대폰이 흉기로 사용되었는데 부피가 클수록 성능이 좋은 제품이 될 것이다.
신세대의 경우 유치원 때부터 휴대폰을 달고 다녀서 생활화되다 보니 용도가 더욱 다양해지는 것 같다. 인천에 사는 한 남성은 자기 아들이 휴대폰으로 탁구를 치다가 망가뜨렸다고 새 휴대폰으로 바꿔달라고 요구했단다. 휴대폰을 스포츠 기구로 둔갑시킬 정도로 요즘 아이들은 창의적이다.
도난이나 파손의 경우도 어이없는 사례가 종종 신고되고 있다.
부산에 거주하는 여학생은 해운대에서 개를 산책시키고 있었는데 갈매기가 삼성 갤럭시폰을 물고 도망가 버렸다고 하였다. 대구에 사는 한 남자는 태국여행을 하고 있었는데 원숭이가 그의 휴대폰을 빼앗아 도망갔다고 했다. 어떤 사람은 자기 개가 휴대폰을 잘근잘근 씹어 놨다며 보상 신청서에 사유를 기재했다.
황당한 실수도 빼놓을 수 없는 사유가 된다.
광주에 사는 건축업자는 화장실에서 아이폰이 빠졌는데 이를 알지 못하고 물을 내려 버렸고 어느 불꽃놀이 기술자는 실수로 한강 불꽃놀이 축제 때 휴대폰을 폭죽이 터지는 지역에 놓아두었다가 휴대폰이 망가졌다고 했다. 서울에 사는 한 남자는 싸이 공연 때 잘 보이는 나무에 오르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려 망가뜨렸다고 했다.
최근에는 택시운전사 등으로 구성된 휴대폰 절도단이 술 취한 승객들로부터 절취한 휴대폰을 중국 등지로 밀수출해 사회 문제가 되었다. 이럴 땐 휴대폰 보험이 요긴하다.
휴대폰 보험은 연간 5천원 이내의 저렴한 보험료로 분실 도난 파손 화재 침수 등에 따른 손실을 보상해 준다. 분실 도난 등의 사고 발생 시 신품 단말기로 현물보상을 실시하며 단종 시에는 동급 또는 유사한 종류의 것을 지급하여 준다. 파손된 경우도 보상해주지만 단순한 기기고장, 표면의 갈라짐, 뒤틀림, 틈, 색상 또는 외형 변화 등은 보상하여 주지 않는다.
휴대폰은 비록 거액이 아니더라도 보상신청을 할 때는 정확하고 정직하게 신청서를 작성하여 제출해야 한다. 소액이라 하더라도 거짓으로 보상을 요구하면 보험사기로 처벌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여튼 인간만사는 일부 악한 사람이 대수의 선량한 사람으로 하여금 비용을 치르게 하는 구조다. 휴대폰 밀수출 하는 사람들이 없어진다면 휴대폰 보험료는 지금보다 훨씬 싸 질 것이다.
[약력] 삼성생명 부장, AIG생명 부장, GE캐피탈코리아 이사, 에이스(뉴욕)생명 전무, 조세일보 전문위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