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수사기관 및 유관기관과 공조하여 의료기관과 연관된 보험사기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의사 · 간호사등 의료인들의 보험사기가 증가하고 있어 시급히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이 작년 5월부터 전국 58개 병·의원에 대한 보험사기 여부를 조사하여 21일 발표한 ‘의료기관이 연루된 보험사기 기획조사 실시 결과’에 따르면 결과 의사 · 간호사 등 의료기관 관계자 168명과 보험가입자 3891명이 320억원을 보험사로부터 편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산부인과는 사무장과 공모하여 조직폭력배, 택시기사, 대학강사, 보험설계사, 회사원, 가정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가짜환자들을 상대로 불법 낙태와 무자격 성형수술을 통해 보험금을 편취했다. 한 대학강사는 경미한 상해로 1인실에 5개월간 장기입원하면서 병실 열쇠를 본인이 직접 관리하고 자유롭게 출·퇴근하며 1천3백만원의 보험금을 부당 수령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의료기관이 연루된 보험사기는 내원하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기간에 걸쳐 조직적 · 반복적으로 자행되고, 보험사기자로부터 친척 및 지역 내 지인들로 수법이 전이되는 등 강한 전염성을 가지고 있다. 또한, 비의료인에 의한 의료기관 개설, 무면허 의료행위, 허위진단서 작성 등 의료법 위반 행위를 포함하여 복합적인 불법행위를 동반함으로써 사회적 문제도 야기함으로서 해악이 더욱 크다.
의료기관은 검사료, 주사료, 투약비 등 진료비와 진료횟수, 입원기간 등을 부풀려 진료기록을 조작하거나, 가짜환자 유치, 입원하지 않은 환자를 입원한 것으로 처리하는 등의 수법을 동원하여 진료비 등을 부당 수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병원들은 보험사기 조사 · 수사에 대비하여 입원환자를 상대로 “바쁘면 오지 않아도 되고 자유롭게 왔다갔다 해도 된다, 핸드폰은 맡겨라” 등 외출·외박에 따른 입단속을 하고, “입원기간 중에는 동사무소에 가서 등본도 떼지 말고, 신용카드도 쓰지 말라”며 교육을 시키기도 했다.
보험가입자 등은 허위 입원확인서 등을 근거로 보험회사로부터 입원일당, 수술비 등의 보험금을 부당하게 받아내고 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수사기관 및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을 강화하여 의료기관 중심의 보험사기에 대한 기획조사를 지속해 나갈 예정이다”라고 밝히고 기존 허위입원 유형뿐 아니라 허위수술, 허위장애 등으로 조사범위를 확대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은 향후 요양병원, 한방병원, 이비인후과 등으로 보험사기 조사대상 의료기관 유형을 확대하는 등 보험사기 잠재분야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함으로써 보험사기 근절 및 예방에 총력을 다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