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국세청은 전자신고 이용율 제고를 위해 세무대대리인들을 압박(?)하는 작전까지 세워두고 있다는 소식이다. 따라서 앞으로 인터넷을 이용해 신고를 하지 않는 세무대리인들은 어린 대학생들에게 창피(?)를 당하게 될 수도 있게됐다.
이달 원천세 신고와 부가세 신고기간을 맞아 서울지방국세청이 전산을 전공한 대학생들을 고용(?)해 서울지역 세무대리인 사무실을 상대로 전산신고 교육을 실시하면서 세무대리인들을 압박한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원천세 신고 마감일인 10일 전자신고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않았거나 설치를 하고도 사용방법을 모르는 세무대리인들은 자원봉사 대학생들에게 '전문자격사인 세무대리인이 아직까지 넷맹입니까'라는 핀잔을 들어야 할 것이다.
또 서울청은 부가세신고 마감이 임박한 19일에서 21일까지 이들 대학생들을 세무대리인 사무실에 보내 전자신고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 때 만약 전자신고를 위해 새로운 컴퓨터를 사거나 업그레이드를 하지 않았다면 '업그레이드를 하세요'라는 자원봉사 학생들의 권유를 받게 될 것이다.
이번 신고기간에는 이들 대학생들 뿐아니라 일선 세무서들의 신고지도 역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세무서 방문신고'나 '우편신고'보다 인터넷을 이용한 '전자신고' 비율 향상에 초점이 맟춰진 것으로 보인다.
예전 같으면 업종별 대표들을 모아놓고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 신고후 조사대상자로 선정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할 것'이라며 압박했으나 이번 신고부터 달라진 모습이다.
인터넷 보급율 세계1위인 우리나라에서 세무대리인의 전자신고 이용율이 아직도 저조한 것은 디지털시대에 맞지않는 종이서류를 고집하는 세무대리인들의 의식 때문이라는게 한 일선세무서의 분석자료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전자신고란 납세자 또는 세무대리인이 세법에 의한 신고서류를 자신의 PC에서 작성한 후 인터넷을 통해 신고하는 제도이다. 이제도는 지금까지 납세자가 신고서를 작성한 후 세무서를 방문해 제출하느 방문신고, 우편으로 발송하는 우편신고, 서면작성 후 전산매체로 변환해 제출하는 전산매체신고와 구별되는 새로운 신고방법이다.
우리나라는 인터넷 사용인구는 급속도로 늘어나 2천만명이 넘어섰다. 국세청은 이러한 정보시대에 맞는 세무행정서비스를 제공하기위해 지난 2000년 전자신고제를 도입했다.
각종 세금 신고기간만 되면 세무서는 신고를 하기위해 찾아드는 납세자들로북새통을 이루는게 우리의 현실이다. 납세자들은 그만큼 불편을 겪어야 했으며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전자신고는 납세자들의 이같은 불편을 해소하고 시간이 돈으로 평가받는 시대에 납세자가 세무서를 방문할 필요없이 사무실이나 안방에서 편하게 세금신고를 할 수 있게하기위해 도입된 것이다.
국세청은 이 제도를 지난해 본격적으로 도입해 세무대리인을 대상으로 부가세와 원천세신고시 이용할 것을 권장했으나 아직까지 이용율은 50%정도에 머물고 있다. 금년도 국세청의 계획은 부가세와 원천세 신고에 있어서는 전국 세무대리인으로 확대할 계획이었으나 서울지역 세무대리인들의 참여율 저조로 일정이 다소 늦춰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이미 우편신고가 자리를 잡아왔다. 미국은 국토가 넓다보니 세무서를 방문하지 않고 우편으로 하는 것이 훨씬 경제적이라는 특성 때문에 우편신고가 발전해 왔다. 최근에는 우편신고도 불편하다며 인터넷신고를 선호하여 이 제도가 자리를 잡았다.
우리의 모습은 아직까지 자신의 영업실적에 따라 신고하기 보다는 세무공무원을 보고 신고를 해야 마음이 놓이는 문화에서 별다른 진전이 없는 후진적 모습이다. 혹시 외국사람들이 와서 보면 '세금을 자진해서 내기위해 저렇게 세무서에 몰려와 앞다투고 있구나'라고 칭찬할 일인지는 모르겠으나 앞으로는 세무서를 가지않고 인터넷으로 신고하는 것이 대세임을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싶다. 그러면 신고접수증을 발급하니 안하니 하며 짜증을 낼 일도 없을 것이고 대학생들에게 창피를 당하는 일도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세무대리인들도 할 말은 있다. 세무대리인들이 고집(?)하는 방문신고 등은 법적으로 보장돼 있다는 측면에서 이들이 인터넷으로 신고를 하지않는다고 무조건 나무랄 수는 없다.
전자신고는 정부 입장에서 보면 방대한 신고서류를 전산입력 하는데 드는 행정비용절감 효과가 있다. 이 때문에 세무사들은 "국세청 일손 덜자고 세무대리인에게 그 부담을 떠 넘기느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옳은 얘기다. 정부 편하자고 납세자나 세정의 조력자에게 부담을 떠 넘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무턱대고 정부정책을 따르라고 할 것이 아니라 전자신고로 절감되는 신고서류 전산입력비용 정도는 세무사의 세금납부액에서 공제해 주는 방안을 검토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세무대리인들은 국세행정과 함께가야할 동반자이자 납세자들의 조력자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