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천신일·박희태·서청원…용산 철거민 5명 포함
이명박 대통령이 29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과 야권, 여론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측근들이 포함된 특별사면을 강행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투명하고 법과 원칙에 맞는 사면을 위해 진일보한 절차를 거쳤다"면서 사면안을 의결했다.
사면 명단에는 박희태·박관용 전 국회의장 2명과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김효재 전 청와대 정무수석 ·김연광 전 청와대 정무1비서관 ·박정규 전 청와대 민정수석·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전 공직자가 포함됐다.
서갑원·서청원 전 의원 등 정치인 12명과 천신일 전 세중나모여행 회장 등 경제계 인사 14명, 정태원 태원엔터테인먼트대표 등 교육문화계 인사 9명, 용산 철거민 5면과 고령자와 장애인 등 불우·외국인 수감자 8명도 사면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대통령은 사면에 대해 "투명하고 법과 원칙에 맞는 사면을 위해 처음으로 민간위원이 다수 포함된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쳤다"면서 "우리 정부 출범시 사면권을 남용하지 않을 것이며, 권력형 비리에 대한 사면을 하지 않겠다고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우리 정부에서 사면은 민생 사면을 위주로 하고 정치사면은 당초 약속대로 절제해 왔다. 역대 정부와 비교해도 적다"면서 "사면의 원칙은 우선 친인척은 배제한다는 원칙과 임기 중 발생한 저축은행, 민간인 사찰 연루자는 제외한다는 원칙에 입각했다"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이번 사면에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대통령 친인척 ▲재벌총수 ▲이 대통령의 임기 내 저질러진 비리 ▲형이 확정되지 않은 경우 ▲추징금을 미납한 경우에 대해 사면을 배제하는 '특사 배제 5원칙'까지 내놓은 바 있다.
결국 이 대통령의 사촌 처남인 김재홍 전 KT&G 복지재단 이사장은 친인척이라는 이유로, 친형인 이상득 전 의원과 '왕차관'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은 형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번 사면 대상에서 배제됐다.
이 대통령은 또 "경제5단체 추천 대상자 중 중소기업, 중견기업 중심으로 경제기여도, 사회봉사 실적 등을 우선으로 감안해 대상자를 선정했다"며 "사회 갈등 해소를 최대 요소로 고려해 용산사건 관련자에 대해서도 사면을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면에서 용산참사 당시 유죄를 선고받은 철거민 5명이 포함됐다. 그러나 용산 철거민들을 지원했던 전국철거민연합회 남경남 전 회장은 사면되지 못했다. 이외에 시민단체 관련자는 서정갑 국민행동본부 본부장과 이갑산 범시민단체연합 공동대표 등 보수 단체 중심으로 사면이 이뤄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