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에 뜬, '공평과세' 상징물은?

서울 수송동 국세청사 1층에 마련된 조세박물관은 '세금의 역사'를 보여주는 각종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최근 조세박물관에 시대적 과제인 '공평과세'를 상징하는 귀한 유물 한 점이 새롭게 전시됐다고 합니다.

새로 전시된 유물은 조선시대 영조(재위 : 1724년∼1776년)가 조세행정 업무를 담당하는 호조(戶曹)에 친필로 적어 하사한 '조세행정 지침서' 성격의 글입니다.

'균공애민(均貢愛民), 절용축력(節用畜力)'.

"조세를 고르게 하여 백성을 사랑하고, 씀씀이를 절약해서 힘을 축적하라".

영조는 재위기간 동안 임진왜란과 병자호란 이후 국가 수입 확충을 위해 조세제도의 변화를 모색했습니다. 실제로 두 차례의 난을 겪으면서 조선 초기 150여만결에 육박했던 토지는 30여만결로 감소하는 등 세원 인프라가 황폐화 된 상황이었죠.

획기적인 제도의 개선이 요구될 수밖에 없는 시점이었습니다.

당시 영조가 고안해 낸 세제개편안은, 저 유명한 '균역법(均役法)'이었습니다.

영조 26년 시행된 균역법은 16∼60세 양인 남자로부터 1년에 군포 2필씩을 징수하던 것을 1필로 경감해 군역 부담을 줄이고 세수 부족분은 어염(魚鹽), 선(船)세, 결작(結作-양반의 토지 1결당 쌀 2말을 부과) 등 신세원을 발굴해 충당했습니다.

글귀가 담긴 현판은 균역법이 시행되기 한참 전에 작성된 것입니다(영조 20년에 쓴 것으로 추정). 당시의 시대상황을 잘 담아낸 글귀는 270년 가까이 지난 2013년 현재의 상황과 너무나도 딱 들어맞는 것 같습니다.

현재 국세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공평과세 확립, 새 정부의 모토인 국민행복 시대와 예산절감 등 모든 부분이 일치하고 있는 것이지요. 이런 유물을 찾아내 조세박물관으로 옮겨 온 국세청의 '센스'도 높은 점수를 줄만 합니다.

이 유물은 오는 10월까지 조세박물관 특별전시실 입구에 전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