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부 들어 공공 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거래소가 차기 정부에서 다시 해제될 가능성에 대해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9일 금융위원회 및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는 31일 열리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운영위원회 회의에서 거래소의 공공 기관 해제에 긍정적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
현행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정부의 업무를 위탁받거나 독점적 사업권으로부터 얻은 수입이 전체의 절반을 초과하는 경우 공공 기관에 지정된다.
이명박 정부는 거래소의 독점 및 방만 경영을 이유로 지난 2009년 공공 기관에 지정했다.
하지만 금융 당국과 금융권은 해외 거래소들이 합병 등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는 상황에서 민영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금융위는 최근 재정부에 거래소의 공공 기관 해제에 대해 건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거래소의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자는 취지에서 공공 기관 해제에 대해 긍정적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거래소 입장에서 민영화가 성사될 경우 예산집행과 직원 채용에 있어 자율성을 되찾을 수 있고, 감사원 감사 등의 경영 감시를 덜 받게 된다.
거래소 관계자는 "전 세계 거래소들끼리 합종연횡으로 몸집을 불리고 있는 마당에 한국만 제자리걸음 중"이라며 "거래소가 공공 기관으로 남아있으면 로컬(local) 거래소의 수준을 넘지 못할 것"이라고 평했다.
한편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도 대선 준비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거래소를 공공 기관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기관장의 고액 연봉이나 방만한 복리 후생 제도에 대해서는 관리와 감독이 필요하다는 비판도 여전히 일부에서 제기된다.
민간 연구 기관의 한 연구원은 "거래소의 공공 기관 지정이 언젠가 해제돼야 한다는데 동의하지만, 자본이 거래되는 창구가 한곳에 집중된다는 점에서 성급하게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