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버마 '민주화운동 상징'의 만남
버마 민주화운동의 상징인 아웅산 수치 의원과 한국 민주화운동의 산 증인인 이희호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이 1일 처음 만났다.
이 이사장은 이날 오전 서울 동교동 김대중도서관에서 방한 중인 수치 의원을 만나 환담을 나누며 "한국 방문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 남편(김대중 대통령)이 살아계셨다면 무척 기뻐하셨을 것"이라고 전했다.
수치 의원은 "생전에 김대중 대통령을 만날 기회가 없어 너무 아쉬웠다. 매우 안타깝다"며 "김대중 대통령과 여러분의 노력 덕분에 연금에서 풀려나게 됐다. 항상 김 대통령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고 답했다.
이 이사장은 "남편은 항상 수치 여사의 건강과 자유를 갈망하셨다. 2007년에는 수치 여사의 자유와 버마의 민주화를 위해 '버마 민주화의 밤' 행사를 성대히 열어 성금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또 "꼭 버마의 대통령이 되어서 국민이 자유롭고 평화로운 버마를 만드시길 바란다"고 전했고, 이에 수치 의원은 "아시아에서 첫번째는 아니지만 가장 좋은 방식으로 이루겠다"고 말했다.
배석한 박지원 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비서실장은 "90년대 김 전 대통령께서 '비욘드 랑군'이라는 영화를 야당 의원들과 함께 보며 '수치 여사를 비롯해 민주화를 위해 싸우고 있는 버마를 생각하며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루자'고 말씀하시고 1997년 처음으로 평화적인 정권교체를 이뤘다"고 회고하며 "수치 여사께서도 꼭 그렇게 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재 전 김대중도서관장은 "김대중도서관은 버마 민주화를 염원한 김대중 대통령의 뜻에 따라 도서관을 한국의 버마인들을 위한 모임 공간으로 제공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환담을 마친 이희호 이사장은 수치 의원에게 김대중 대통령의 '실사구시'(實事求是), 이 이사장의 '관인후덕'(寬仁厚德) 휘호가 새겨진 도자기를 선물했으며, 수치 의원은 답례로 버마 유명화가의 그림을 선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