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은행을 인수해서 약 4조원이 넘는 매각차익을 챙긴 일명 먹튀자본 론스타가 처음부터 은행은 인수할 수 없는 '산업자본'이었다는 증거가 제시됐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와 민변, 진보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4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하기 전부터 산업자본이었다는 사실이 새롭게 확인됐다"며 "일본에 꽁꽁 숨겨 둔 거대 계열사인 아수엔터프라이즈라는 회사를 발견했다"고 발표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아수엔터프라이즈는 일본의 중요 문화재인 목흑아서원의 관리회사"라고 밝힌 뒤 "론스타는 지난 2002년 9월 회사갱생절차에 들어간 아수엔터프라이즈를 인수했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아수엔터프라이즈는 적어도 지난해 1월까지 론스타의 계열회사로 밝혀졌다"며 "론스타는 외환은행을 인수한 지난 2003년 9월 이전부터 외환은행을 매각한 2012년 1월 이후의 전 기간 동안 은행은 인수할 수 없는 산업자본(자산 2조 이상)임이 드러났다"고 폭로했다.
이로써 론스타가 지난해 11월 말 한국정부가 매각시기를 늦춰 손해를 봤다며 제기한 ISD(국가투자자소송)소송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참여연대 등이 밝힌 바에 따르면 론스타는 처음부터 은행을 인수 할 자격이 없는 산업자본이기 때문에 외환은행 인수에 참여 자체를 할 수 없는 무자격자가 된다.
또 참여연대와 민변에서 지난 2011년 11월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에 대한 직무유기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사건 역시 검찰의 불기소 처분이 설득력을 잃게 됐다.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부위원장인 김성진 변호사는 "론스타가 외환은행을 인수한 시점에서부터 비금융주력자(산업자본)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충분히 제기된 상황이었다"면서 "이번에 확인된 목흑아서원, 솔라레 호텔 등은 모두 상당히 알려진 론스타의 특수관계인이라는 사실이 확인 됐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의 직무유기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참여연대와 민변은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지난 2011년 검찰에 고발했으나. 검찰이 이들에 대해 론스타가 '비금융주력자인지 여부를 심사해서 보고했다'는 이유로 모두 불기소 처분한 바 있다.
한편, 참여연대와 민변은 검찰의 불기소 처분에 불복해 지난달 24일 고등검찰청에 항고를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론스타가 한국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 소송과 함께 다시 한 번 론스타의 산업자본 여부가 뜨거운 관심거리로 부상할 전망이다.
현재 론스타는 지난달 27일 전세계 ISD 소송을 좌지우지하는 찰스 브로어(화이트 앤드 케이스 소속)를 선임해 소송 준비에 박차를 가하는 등 한국정부를 압박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이번 아수엔터프라이즈 계열사 발견이 이번 소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