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헌법 훼손" 발언에, 진영 "궤변, 부처이기주의" 질타
새 정부 정부 조직개편안 핵심 쟁점 사안 가운데 하나인 외교통상부의 통상기능을 새로 신설될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하는 문제를 놓고 인수위 외교당국 사이에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진영 대통령직 인수위 부위원장(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4일 삼청동 인수위 기자회견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갖고 "오늘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국회 상임위에서 통상교섭 권한을 산업통상자원부로 넘기는 개정안이 헌법정신을 훼손하고 정부조직 골간을 흔드는 결과를 낳는다고 말했는데, 이 말이 오히려 헌법정신을 흔드는 궤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진 부위원장은 "김 장관이 통상교섭 권한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하도록 한 개정안은 대통령이 외교부장관에게 위임한 교섭권한을 침해한 것이고 대외관계 안정성에 일관성 기여할 수 없다고 했는데 이 말은 하나의 궤변이며, 부처이기주의라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상 통상조약 체결권한은 대통령의 권한이지, 외교부장관에게 헌법이 부여한 권한이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을 통해) 얼마든지 (통상교섭권한 등을) 산업통상자원부로 이관할 수 있다. 이것이 헌법정신"이라며 김 장관을 질책했다.
이어 "헌법상 대통령은 국가를 대표해 조약을 체결·비준하고 외교사절 접수, 선전포고·강화 등의 권한이 있다. 따라서 통상조약을 체결할 권한은 헌법상 대통령의 권한"이라고 부연했다.
진 부위원장은 "(개정안이) 정부조직법 골격을 흔들 수 있다"는 김 장관의 발언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질책을 이어갔다.
그는 "마치 김 장관의 발언은 통상교섭과 외교기능을 나눠서 행사하면 정부조직법 골간을 흔든다고 했는데 이는 오히려 헌법정신을 왜곡한 것이며, 대통령 고유권한인 통상교섭권한을 마치 외교부 장관이 가진 것처럼 왜곡해서 대통령 권한을 침해하고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조직법도 헌법에 근거해서 만든 것"이라며 "(정부조직법은) 얼마든지 국회에서 개정해서 다른 방향을 만들 수 있다. 현재 정부조직법 25조에 외교통상부 통상교섭 업무가 나열됐는데 이는 대통령 헌법상 권한이 정부조직법에 따라 외통부로 이관된 것"이라며 김 장관의 발언이 본말(本末)이 전도됐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김 장관의 발언을 보면 외교부가 통상교섭 기능을 맡는 것이 국제관행이고, 이를 바꿀 경우 국제법에 어긋나는 소지가 있다는 것처럼 말했는데, 그런 국제법이나 관행은 없다"고 덧붙였다.
진 부위원장은 이번 긴급 기자회견에 박 당선인의 의중이 반영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당선인과 별도로 상의해서 온 것은 아니며,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자격에서 방금 김 장관 발언 소식을 언론을 통해 접하고 급하게 사실관계를 제대로 알리기 위해 온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또한 이 문제가 여권 일각은 물론 야권도 반대하고 있는데 상황인데 어떻게 해결해 나갈 것이냐는 질문에 "반대의원도 있었지만, 찬성한 의견이 훨씬 많았다"며 여권 내부에서 의견이 모인 법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통상교섭 기능 산자부 이관문제는) 박근혜 당선인이 그동안의 국정경험을 통해 고심해서 마련한 방안"이라며 원안통과 필요성을 역설했다.
그는 김 장관에게 인수위 차원에서 별도로 항의과정을 거치거나, 소명기회를 주겠냐는 질문에는 "향후 논의과정을 지켜보고 검토해 보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