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행 중 들고 있던 휴대폰이 차량의 백미러에 부딪혀 파손되었다면 자동차 보험으로 보상받을 수 있을까?
A씨는 대인 대물 자손 등을 내용으로 하는 개인용 자동차보험 계약을 체결하여 차량을 운행하고 있었다. 그는 문산시 부근에서 마주오던 차량의 불빛에 시야가 가려 갓길에서 보행 중이던 B씨를 부상 입히고 휴대폰까지 파손시켰다.
B씨는 망가진 휴대폰의 보상을 요구했다. 이에 따라 A씨는 보험회사에 가입한 보험의 대물보상약관에 따라 보상을 청구했다.
A씨는 휴대폰은 호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소지품이 아니라 손에 들고 다니는 물건이므로 휴대폰 파손에 대해 보험회사가 대물보상을 해 줄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보험회사는 휴대폰은 소지품에 해당한다며 보상을 거절했다. 해당 약관은 통행인의 의류나 소지품에 생긴 손해는 보상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B씨는 시내버스기사로 항상 자신의 손가방에 소지품을 넣고 다니며 사고당시에도 왼손에 손가방을 들고 걸어가던 중 A씨 차량의 충격을 받아 휴대폰이 파손된 것으로 밝혀졌다.
A씨와 보험회사 사이의 다툼은 금융감독원의 금융분쟁 조정위원회로 넘겨졌다.
위원회는 해당 약관부터 살펴보았다. 개인용 자동차보험 보통약관에서 보상하지 아니하는 손해로 “남의 서화, 골동품, 조각물, 기타 미술품과 탑승자와 통행인의 의류나 소지품에 생긴 손해에 대하여는 보상하지 아니한다”고 정하고 있었다. 여기서 ‘소지품’이라 함은 물건 본래의 성질이나 용도가 사람의 몸에 지니고 다니거나 손가방 등에 넣어 쉽게 휴대하고 다니면서 사용할 수 있는 물건을 의미한다고 해석했다.
조정위는 A씨가 대물보상을 요구한 피해자의 손가방 안에 있던 휴대폰 등의 물건은 그 성질상 통상적으로 들고 다니며 계속 사용할 때 그 효용성을 발휘할 수 있는 물건이라고 보았다. 이에 따라 휴대폰은 소지품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이 사회통념상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조정위는 보험회사가 보행자의 휴대폰에 대해선 대물보상 책임을 지지않아도 된다고 판단했다. A씨는 결국 자비로 파손된 휴대폰을 보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