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부터 가파르게 오른 전세값이 본격적인 봄 이사철을 맞아 또 다시 상승할 전망이다.
상반기 주택 입주물량이 충분해 전세값이 급등할 우려는 적지만, 주택 취득세 감면이 종료됨에 따라 매매시장이 위축되며 전월세 수요가 예년에 비해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기획재정부는 6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물가관계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전월세시장 동향 및 대응방안'을 논의하며 봄 이사시즌을 맞아 전세값 상승이 불가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우선 지난해 전국 전세가격은 3.5% 상승해 예년에 비해 안정됐고, 올해 1월 상승률도 0.2%로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타났다.
수도권 전세값은 지난해 2.1%, 올해 1월에는 0.19% 오르는데 그치며 안정세를 보였고, 지방광역시도 지난해 4.6%, 올해 1월 0.25%로 예년에 비해 상승률이 낮았다.
하지만 금융위기 이후 주택 매매시장이 침체되며 전세수요가 크게 늘었고, 저금리 기조 아래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전세가 늘어나며 공급량도 줄어 지난 2010년부터 전세가격이 급등해왔다.
특히 지난 2010년∼2011년 사이에 10% 이상 전세값이 급등함에 따라 전세가격 수준이 많이 높아져, 일반적으로 2년으로 설정되는 전세계약을 감안하면 최근 들어 실제 세입자들이 느끼는 전세값 부담은 큰 폭으로 올랐다.
예를 들어 지난해 연말 전세계약을 갱신한 세입자의 경우 수도권은 13∼14%, 지방광역시는 20∼21% 가량 전세금이 올랐다는 분석이다.
월세의 경우는 도시형생활주택 공급 확대, 전세의 월세전환 등 공급량 증가로 전세시장보다는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수도권 월세가격은 지난해 0.5% 하락, 올해 1월 0.1% 하락하는 등 오히려 가격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광역시의 경우도 지난해 5월부터 0.6% 상승하는데 그쳤고, 올해 1월에도 0.1% 가량만 소폭 올랐다.
정부는 올해 전세시장에 대해 그동안 급등한 전세값에 따른 추가상승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입주물량이 지난해에 비해 증가하므로 작년과 비슷한 수준의 상승 폭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봄 이사시즌인 2∼3월에는 전세값 상승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반기 입주물량이 충분해 전세값이 급등할 조짐은 보이지 않지만 이사철을 맞아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전세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분석이다.
또한 취득세 감면이 종료되는 등 주택 매매시장이 더욱 위축되고 있어 전월세 수요가 예년에 비해 더욱 증가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전세가격 상승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재건축 이주, 기업유치 지역 등 전월세 수요가 집중되는 지역을 중심으로 국지적 상승 가능성도 크며, 입지 등 여건이 양호한 지역에서는 주택구입이 가능한 수요자들이 높은 전세값을 감수하더라도 전세계약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여 국지적인 전세값 불안도 예상된다.
월세시장의 경우는 올해에도 중소형주택 위주로 공급이 지속될 예정이어서 안정적인 흐름에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국토해양부는 이와 같은 전월세 시장 동향 분석에 따라 이미 추진 중인 주택시장 정상화 대책과 공공주택 입주 조기화 방안 등을 시행해 전세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방침이다.
우선 침체된 주택 매매시장에 활기를 불어 넣어 전세수요를 매매로 전환하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개선하는 등 주택시장 과열기에 도입했던 각종 규제를 조속히 개선하기로 했다.
특히 지난해 6조1500억원이었던 주택구입·전세자금 지원규모를 7조6500억원까지 늘리고, 생애최초 구입자금도 2조5000억원 가량 확대 지원하기로 했다.
생애최초 구입자금의 경우 금리를 기존 4.2%에서 3.8%로 인하하고, 부부합산 연소득 5000만원 이하였던 소득요건도 상여금 포함 5500만원으로 대폭 완화한다.
당장 봄 이사철 전월세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공공주택 입주시기를 당기고, 매입·전세임대주택 공급도 확대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