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7일 국무총리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 관련 대통령에 대한 권고조치를 내린데 대해 '뒷북권고'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그동안 불법사찰에 대해서 기각, 각하 결정을 내렸던 인권위가 임기 20일 남긴 대통령에게 권고 결정한 것을 두고 시늉뿐인 것 아니냐는 것.
민주통합당 김진욱 부대변인은 8일 논평을 통해 "만시지탄(晩時之歎)이지만 인권위의 기능이 일부나마 작동되었다는 점에서 다행스럽다"고 밝혔다.
김 부대변인은 "그러나 이번 직권조사에서 초미의 관심사인 청와대 등 '윗선개입'의 실체, 검찰의 은폐 및 부실수사, 수사 과정에서의 인권침해, 국정원과 기무사까지 동원된 불법사찰의 문제 등의 규명이 빠졌다는 점에서 면피용, 생색내기용 결과 발표에 불과하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며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 대통령은 이제라도 국가기관이 총망라되었던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국민들 앞에 사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대변인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인권위의 조직이 축소되고, 특히 2009년 현병철 위원장 취임 이후 인권위의 독립성, 전문성, 중립성이 크게 훼손되어, 국제엠네스티가 지속적인 우려와 문제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 인권위의 현주소"라고 꼬집었다.
그는 "인권위는 진정으로 국민의 인권을 위해 앞장섰는지에 대해 스스로의 반성하고,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과 관련해 최근 언론보도에서 불거진 검찰의 사건수사 고의 지연 및 은폐의혹, 청와대 인지 및 개입의혹 등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지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김 부대변인은 "인권위는 이제 권력 눈치 보기를 그만두고, 제 자리로 돌아가 차기정부 인권과제를 공개하는 등의 소임을 충실히 이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7일 대통령에게 불법사찰이 근절되도록 국민들에게 신뢰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과 국회의장에게 국가기관의 감찰 및 정보수집 행위가 적법절차를 벗어나 인권침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법의 공백이나 미비점을 파악해 필요 시 입법적 조치를 취할 것 등을 권고조치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