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하나·외환 쌍두마차로 글로벌 비상

총 23개국에 110개 해외 네트워크 운영

한국의 금융산업은 이미 포화상태에 달해 정해진 고객을 두고 쟁탈전을 벌일 수밖에 없는 출혈 경쟁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사들이 저성장·저금리의 직격탄까지 맞고 비틀거리고 있어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나서기 위한 '해외 러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지주의 판단도 이와 다르지 않다. 해외네트워크를 확대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있는 것.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도 지난해 7월 임원 워크숍에서 "2015년 그룹의 비전인 글로벌 톱50 수준의 외형과 내실을 갖추기 위해 새로운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직원들의 분발을 촉구한 바 있다.

이에 하나금융은 계열사인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쌍두마차를 통해 글로벌 비상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미 전세계에 110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지만 글로벌 수준에 맞는 외형과 내실까지 갖춘 최고의 금융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당찬 미래비전을 현실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아시아 벨트 구축…글로벌 공략 가시화 = 하나금융은 해외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확대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글로벌 톱 50'이라는 목표를 이룬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의 글로벌 공략의 선발부대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쌍두마차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아시아 시장에 진출해 있는 하나은행과 글로벌 비지니스에 강점을 가지고 있는 외환은행의 노하우를 적극 살려 글로벌 공략의 속도를 내겠다는 것.

현재 하나금융은 총 23개국에 110개 해외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이중 하나은행이 중국과 인도네시아 등 9개국 55개, 외환은행이 22개국에 52개, 하나대투증권은 중국과 홍콩에 3개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해외 네트워크 중 83개 네트워크가 아시아에 집중돼 있을 정도로 이른바 '아시아 벨트'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베이스 캠프'와 같은 역할을 수행중이다. 

우선 현지화 전략을 통해 '아시아 벨트'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는 하나은행의 활약이 돋보인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10월 미얀마에 양곤 사무소를 개설해 국내 기업의 현지 진출을 지원하고 있으며, 호치민 사무소를 두고 있는 베트남에서는 야구장 건립, 맹그로브 숲 조성을 위한 나무 심기 등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인도네시아 현지법인인 'PT 뱅크 하나'의 경우 현재 본점 및 30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한국계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넘어 인도네시아 현지인과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현지화 영업에 집중하고 있다.

현지 인력을 적극 채용하고 관련 교육을 강화하면서 현지 뿌리 내리기를 성공적으로 수행하고 있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또 하나은행은 지난 1996년에 상해에 대표처를 설립한 후 상해(2000년)와 심양(2004년)에 지점을 개설한 바 있다.

지난 2004년에는 산동성 청도에 소재한 한중 합작법인인 청도국제은행 지분을 매입했으며, 연이어 산동성 청도, 성양(2005년), 연대(2006년) 등에 지점을 설립해 중국에서의 시장점유율을 높였다.

지난 2007년 12월에는 더욱 우수한 현지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북경에 현지법인인 하나은행(중국)유한공사(자본금 인민폐 20억위엔)를 설립해 현재 상해, 청도, 연대, 심양, 장춘, 하얼빈 등 중국 주요 거점지역에 16개 지점망을 구축했는데 시장의 평가는 긍정적이다. 

더불어 하나은행은 지난 2010년 중국 길림은행에 미화 3억1600만불 규모의 지분투자를 통해 동북3성 지역의 전략적 파트너를 확보해 현지인 대상 리테일 영업을 강화하는 한편, 길림은행의 동북3성 네트워크를 활용해 외화송금 등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중국 현지화의 성공적 안착을 위해 중국인 임원 영입 및 로컬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동북3성 지역에 모두 진출한 유일한 외자은행으로서 한국 하나은행 및 전략적 제휴 파트너인 길림은행 등과 연계한 차별화된 상품 및 서비스를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광범위한 중국 고객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하나은행은 중국에서 다양한 공익 활동을 전개해 중국 대학생들을 위한 장학금 설립, 길림대학 금융전문가 교육과정 개설, 청도에서 하나음악회를 개최하는 등 지역사회의 일원으로서 중국 사회 발전을 위해서도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7월 미국 뉴욕에 있는 한국계 금융회사인 BNB지주회사의 지분을 매입해 미국 시장 진출을 가시화한 바 있다. BNB은행은 미국 내 한국계 은행 중 유일한 연방은행 라이선스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아시아 밸트를 베이스 캠프로 삼아 미국과 유럽 등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는 것이다.  

■중동 거점 확대…'글로벌 뱅크' 명성 회복 =외환은행은 글로벌 비즈니스의 강점을 살려 '글로벌 뱅크'로의 도약을 추진하고 있다. 

외환은행이 눈여겨 본 지역은 바로 중동.

아랍에미리트(UAE)를 비롯한 중동지역은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원유생산량 증대에 따른 경상수지 흑자 및 8000억 달러를 상회하는 국부펀드 등 막대한 해외자산 규모를 가지고 있다.

특히 중동 및 북아프리카 지역은 한국 해외 플랜트 수주의 5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최근 '제2의 중동 붐'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현재 중동지역에는 한국의 관련기업인 KOGAS, 한전 등 공기업과 현대건설, 한화건설 등 대형 건설사 및 협력업체 진출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 13일 UAE에 아부다비지점 개점하며, UAE에 진출한 국내 최초 금융기관이 됐다.

아부다비지점은 외환은행이 13년만에 처음으로 새로운 국가에 개설한 지점이기도 하다.

현재 중동지역에서 영업하는 한국계은행은 바레인지역의 외환은행과 우리은행 두 곳으로 한국 기업들의 금융수요를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외환은행은 아부다비지점 개설로 중동지역에 최대의 네트워크를 확보하고, 우리 진출 기업, 근로자 및 주재원에 최고의 금융서비스를 지원키로 했다.

또 외환은행은 기존 바레인지점(1977년 4월 설립) 및 두바이 사무소(2003년 9월 설립)를 교두보로 삼아 투자확대가 진행중인 중동지역 뿐만 아니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으로도 적극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외환은행이 지난 5월 홍콩에 설립한 '글로벌 무역금융 및 송금센터'(Global Trade Finance & Remittance Center)는 기업의 무역금융서비스 제공, 실시간 송금을 통한 해외송금 집중 등 오랫동안 쌓아온 외환은행의 핵심역량을 십분 활용할 수 있는 전초기지가 되고 있다.

외환은행은 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의 기회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외환은행은 지난해 12월 5일 국내 은행권 최초로 유로화 표시 송금과 무역금융의 집중처리를 위한 유로센터(Euro Trade Finance & Remittance Center)를 독일외환은행 현지법인 내에 설립했다.

독일 현지법인에 유로센터를 설립함으로써 유로지역에 송금 및 무역업무 지원을 강화해 명실상부한 외국환 전문은행으로서 최상의 대고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것이 외환은행의 복안이다.

이밖에도 외환은행은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 대상인 필리핀 지역에는 클락지점을 시작으로 지점을 추가로 신설할 계획이고, 미래 성장가능성이 높은 인도 첸나이에 내년 상반기쯤 지점을 개설할 예정이다.

더불어 한국 업체의 진출이 확대되고 있고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터키 이스탄불에는 한국계은행 최초로 사무소를 개설키로 했다.

이처럼 외환은행은 강점분야인 해외부문 이익비중을 현재 10%에서 2015년까지 15%로 증대시켜 명실공히 한국 최고의 글로벌뱅크로 도약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갖고 있다.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의 발빠른 해외 네트워크 구축에 따라 하나금융의 '글로벌 톱 50' 목표도 성큼 다가온 분위기다. 

하나금융은 2015년도까지 해외자산 비중을 10%, 해외부문이익 비중을 15%까지 증대해 명실상부한 글로벌 금융그룹으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글로벌 전진기지를 토대로 글로벌 비상에 힘을 더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한 인천경제자유구역 내에 오는 2016년 상반기까지 단계별로 조성될 하나금융타운은 글로벌 전략기지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의 그룹헤드쿼터와 금융 R&D센터 등이 금융타운으로 이전하게 되면 이곳은 명실공히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허브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