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무위원회가 오는 15일 열리는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과 '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하지만 두 법안이 각각 야당과 정부의 반대에 부딪치고 있어 통과 여부는 미지수다.
14일 정치권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13일에 이어 이틀 뒤 열리는 법안심사소위에서 투자은행(IB)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이 담긴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 재심사가 이뤄질 전망이다.
지난해 금융위는 IB 설립을 위해 자본시장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번번이 정치권의 반발에 가로막혔다.
자본시장법은 증권시장의 관심도 모으고 있는데, IB 업무가 자기자본 3조원 이상의 증권사에 한해 허용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삼성증권·현대증권·KDB대우증권·한국투자증권·우리투자증권 등이 자본금을 늘렸기 때문이다.
이날 민병두 민주통합당 의원은 과거 미국의 리먼브라더스(Lehman Brothers) 파산을 계기로 대형 IB의 설립을 좀 더 신중하게 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 동안 국내 증권사의 해외투자 손실은 1억5080만달러(약 1637억원)를 기록했다. 이 중 업계 1위의 삼성증권 손실액은 1억590만달러(전체의 70.2%)에 달했다.
민 의원은 "정부와 증권사들이 해외시장 개척이라는 명분으로 IB 육성을 주장하고 있는데, IB를 허용하면 리스크가 큰 영역을 더 확대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금융정보분석원(FIU) 법으로 불리는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법에는 금융위가 상당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
이한구 새누리당 의원은 국세청의 자금 세탁관련 정보 수집을 수월하게 하기 위해 특정 금융거래정보 보고 법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개정안에는 국세청이 FIU의 금융거래 정보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담겨 있지만, FIU의 상위 기관인 금융위는 개인의 사생활 침해를 이유로 이에 반대해 왔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자금 세탁 등 지하경제를 없애고 세원 확대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법 통과가 무난하게 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전날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가 있었지만, 시간이 추가로 더 필요하다는 판단에 결정이 미뤄졌다. 어떻게 될 지 아직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