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철강업계, 원가절감 사업다각화로 활로 모색

에너지 소재 등 신사업개발과 신강종 개발에 전력

세계적 공급증가세 둔화에 조심스런 기대감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철강업체들은 올해 원가절감과 사업다각화로 새로운 활로를 찾고 있다.

이들 기업은 올해 수익성 강화를 위한 내부효율화와 원가절감을 최우선으로 잡았다. 생산비를 줄여 중국의 저가공세에 맞서고 작년에 크게 떨어진 수익성을 회복시키는게 급선무라는 것이다.

포스코는 올해 경영목표를 '수익성에 기반한 질적성장을 추구'하는 것으로 잡았다. 특히 비철강 부문인 에너지부문과 소재사업부문의 확대를 통한 사업다각화로 철강 경기 변동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이를위해 포스코건설, 대우인터내셔날 등 계열사와 협력하여 에너지 관련 플랜트를 수주하고 제철 부원료, 부산물 판매를 늘리는 등 해외 마케팅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올해 '위기극복과 환경변화 대응에 주력'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저비용 공정을 개발하고 극한의 원가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높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신제품, 신강종을 개발해 중국의 저가제품에 맞설 계획이다.

동국제강도 올해를 '수익 창출 역량에 집중'하는 해로 정했다. 특히 노후화된 공장과 설비를 폐쇄하고 에코아크전기로를 통한 혁신공법을 개발하여 생산 효율을 높이는 작업에 한창이다. 2015년 브라질 공장이 완공되면 원료를 저렴하게 공급받을 수 있어 수익성은 더욱 높아질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이와 함께 차세대 후판인 TMC강을 생산하는 등 미래시장에 대한 준비와 함께 조직력 극대화를 통해 저성장 불황기를 돌파한다는 전략도 추진할 예정이다.

동부제철은 이미 원가절감과 생산효율 작업성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2012년 영업실적을 보면 매출은 전년보다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20% 넘게 증가했다.  동부제철 관계자는 "원가경쟁력 제고, 조업기술 향상, 고수익 제품 확대 등을 통해 수익력을 강화했다"며 이미 불황 대응전략이 성과를 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포스코 경영연구소 이민근연구원은 "2012년 세계 철강산업은 이미 '성장 추구'에서 '생존 우선' 모드로 전환되었다"며 "철강사들은 재무건전성 강화와 함께 신흥시장 중심의 글로벌 전개와 판매, 기술 경쟁에 총력을 경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 과잉공급 수요감소 가격하락의 어두운 터널 벗어나나 

작년 한해 철강업계는 유래없는 불황을 겪었다. 철강 최대 수요자인 조선, 건설, 자동차 모두가 국제금융위기 여파로 극심한 침체를 보이며 철강 수요가 크게 감소했기때문이다.

2000년대 들어서면서 시작된 중국과 인도의 과잉투자로 세계 철강시장은 2006년부터 초과공급 상태에 들어가 2011년에는 연간 2억톤의 물량이 초과공급되기에 이르렀다. 철강업체마다 재고가 넘쳐나 지난해 세계 철강 가격은 10% 넘게 하락했다.

이런 세계시장의 과잉공급과 경기침체는 국내 철강업체들에게도 곧바로 영향을 줘 2012년 포스코,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 등 국내 철강업체들도 일제히 매출이 감소했고 이익은 더욱 크게 줄어 들었다.

포스코의 작년 매출은 64조원으로 2011년의 69조원 보다 7.7%가 줄었으며 현대제철, 동국제강, 동부제철도 7~15%까지 매출이 줄어 들었다. 자동차용 냉열강판이 주력품목인 현대하이스코만 현대자동차의 호조로 2% 증가세를 보였다.

                                 국내 주요 철강사 매출실적 (단위:억원, %)

                                                                                   자료 : 각사 잠정실적 공시

이런 매출 감소로 이익은 더욱 급격히 악화됐다. 포스코, 현대제철의 영업이익은 2011년 보다 무려 30%가 넘게 줄어 들었으며 동국제강은 적자로 전환됐고 그나마 매출이 증가한 현대하이스코도 영업이익은 전년 실적을 겨우 지켜내는 수준에 그쳤다.

■ 중국 시설투자 진정세...세계 생산규모도 감소

최근들어 업계 일각에서 세계적인 초과공급 추세가 진정세로 돌아섰다는 분석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지난 10년간 폭발적으로 증가하던 세계 철강 생산량이 2012년에는 감소세를 보였다는 것을 이유로 들고 있다.

2000년대 들어 오면서 시작된 중국의 폭발적인 설비증설로 연30%의 증가세를 보이기도 했다. 거기에 인도까지 가세해 세계 철강 생산량은 2001년 8억톤에서 2005년 11억톤 그리고 2011년에 15억톤 규모로 증가일로였다.

포스코를 비롯한 국내 철강업체들도 중국업체들의 급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그리고 국내 조선업계와 자동차업계의 증산 압력에 따라 최근 5년 설비 투자를 급속히 늘려왔다.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가 찾아 오면서 조선, 건설의 주문이 감소했고 결국 늘어난 생산설비는 영업과 자금에 부담이 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작년 세계 철강생산 실적을 보면 이런 흐름이 달라지고 있는게 눈에 띈다.

세계철강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11년 15억3천만톤이었던 철강생산규모가 2012년에는 15억1천만톤으로 2천만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정도 감소규모로는 그동안 쌓인 재고를 해소하고 초과공급을 줄이기에 미미하지만 증가세가 꺽였다는 것만으로도 업계는 큰 의미를 두는 분위기다.

이러한 변화는 무엇보다 중국 철강업체들의 생산량 증가율이 감소한데 원인이 있다. 전 세계 철강생산의 47%를 차지하는 중국의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 중국은 2005년 30%의 성장세를 보이다 2008년부터 10% 수준으로 떨어졌고 2012년에는 5% 선으로 하락했다.    

                 세계 철강 수요공급 추이(백만톤)                       세계 철강 생산 증가율(%)

업계관계자는 "재고를 땅에 묻을 정도로 생산을 늘리던 중국의 철강업계가 중소업체를 중심으로 더 이상 버티지 못해 생산을 줄이고 있다"며 "시진핑 정부가 들어서면서 그동안 과열됐던 철강과 자동차 산업 등을 정책적으로 조정하고 있어 과잉공급이 줄어 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에서는 감축이 기술적으로 어려운 철강산업의 특성상 2억톤에 이르는 공급초과 규모가 쉽게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동국제강의 한 임원은 "고로를 세웠을 때 발생하는 엄청난 비용을 고려해 판매가격을 내리는 쪽을 택하는 회사도 많다"며 "중국의 감산을 기대하기 보다는 자체적으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을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