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이하 성대) 출신들의 '전성시대'가 열리는 것인가. 박근혜 정부 출범 단계에서 성대 출신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에서 고려대(이하 고대) 출신들이 득세했던 것에 버금갈 정도로 두드러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다만 차이점이 분명하다. 자신이 고대 출신인 이명박 대통령은 모교 출신 인사를 정부 고위직에 많이 임명하면서 스스로 논란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모교인 서강대 출신이 아닌 성대 출신들을 발탁해 올리고 있다.
우선 내각의 꽃이라고 할 수 있는 국무총리직에는 성대 법학과를 나온 정홍원 총리 지명자가 내정됐고, 법무부 장관 후보 역시 성대 법학과를 나온 황교안 내정자가 임명됐다.
18일 발표한 청와대 비서실장과 3수석은 모두 성대 출신.
청와대 비서실장으로 지명된 허태열 전 의원은 부산고를 나와 성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경기도 의정부시장와 부천시장을 역임했으며 16, 17, 18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장과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역임했다.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내정된 유민봉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는 성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모교에서 교수직을 맡고 있다. 행정자치부 인사정책자문위원도 맡은 바 있으며 현재는 인수위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직을 수행 중에 있다.
민정수석으로 내정된 곽상도 전 대구지검 서부시청장 역시 성대 법학과 출신이다. 대검 검찰연구관과 수원지검 특별수사부장,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부장검사를 지냈으며 현재 인수위 정무본과 전문위원이다.
국무총리 후보와 법무부 장관 후보, 민정수석 내정자 등 주요 보직이 모두 '성대' 출신 차지가 된 것이다.
홍보수석으로 내정된 이남기 SBS홀딩스 사장도 성대 신문방송학과 출신이다. SBS에서 보도본부장과 제작본부장 상무이사, 콘텐츠 허브 대표이사, SBS 부사장 등을 맡았다.
박근혜 정부에서는 이명박 정부에서 대다수를 차지하던 고대 출신은 거의 사라질 전망이다. 통일부 장관 내정자인 류길재 북한대학원 교수만이 박근혜 정부의 유일한 고대 출신이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고대 출신 고위직 인사가 많아 임기 내내 고소영 인사(고대·소망교회·영남)란 꼬리표가 따라다녔고 많은 비판을 받았었다.
실제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인 2008년도 고대 출신 장차관급 인사가 11명을 차지해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오히려 2010년 19명으로 대폭 늘었다.
검찰의 경우에는 고대 출신 인사 편중이 더욱 심해져 2011년 기준 서울중앙지검 부장검사급 이상 간부 중 고대 출신이 8명에 달했다.
하지만 김황식 국무총리는 최근 있었던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야당이 이명박 정부의 특정 출신 인사 편중에 대해 집중적으로 비판하자 "소망교회에 속하지 않았는데도 많은 사람이 소망교회로 분류됐고 고대 동문회에선 역차별 받았다고 주장한다. 영남 인사도 통계를 정확히 분석하면 다를 것"이라고 억울함을 토로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