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김광두, 안종범, 강석훈, 최외출, 옥동석 등 제외
현역 배제론, 추가 인선카드 등 '설왕설래'
지난 19일 청와대 정무수석, 경제수석 등 6개 수석 참모진 인선명단이 발표되면서, 박근혜 정부 1기 내각과 청와대 진용이 윤곽을 드러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설 직전부터 약 2주간 총 5차례 인선발표를 통해 국무총리 후보자를 비롯 정부 각 부처 장관 17명, 청와대 3실장 및 9수석 등 총 30명의 고위급 인선을 마무리 지었다.
대체로 각 부처 장관들은 전문성을 중시해 관료위주로, 청와대 인사는 인수위원을 중심으로 한 당선인의 측근인사 중심으로 기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주목되는 부분은 바로 대선 전 후로 박 당선인의 공약 밑그림을 그리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주요 인사들이 인선명단에서 빠졌다는 것이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 새누리당 강석훈, 안종범 의원, 최외출 영남대교수, 옥동석 인수위원 등 박 당선인의 '정책브레인'들이 바로 그들이다.
실제로 대선 과정에서 김종인 전 위원장과 김광두 연구원장의 역할은 상당히 컸다.
성장 중심 색채가 강했던 새누리당에 경제민주화 정책추진 가능성을 더해 준 김종인 전 위원장과 미래성장 동력 발굴을 통한 민생안정 정책을 제시한 김 연구원장은 사실상 '근혜노믹스'의 상징성을 대표했다.
새누리당 강석훈, 안종범 의원도 교수출신으로 박 당선인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왔고 정계 진출 이후에도 인수위에 참여해서 각각 국정기획, 복지 분과에서 주요 공약을 조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와 함께 박 당선인의 정계입문 후 꾸준히 정책조언자 역할을 담당했던 최외출 영남대교수, 이번에 청와대 국정기획수석으로 발탁된 유민봉 교수와 함께 새 정부 정부조직개편 작업을 주도한 옥동석 인수위원도 각각 정책브레인으로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했다.
박 당선인은 인수위원 상당수를 내각과 청와대 참모진으로 발탁했으나, 그동안 주요보직 하마평에 이름을 오르내린 이들 정책브레인들은 결국 1차적인 내각인선 명단에서는 제외됐다.
특히 이들이 국무총리, 기획재정부 장관, 보건복지부 장관 등 내각 주요보직과 청와대 비서실장, 경제수석 등 핵심요직에 꾸준히 하마평이 거론됐던 점을 고려할 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은 대체로 국정철학과 주요공약을 만드는데 직접 참석한 인사들은 집권 초기 청와대와 내각의 주요보직에 어김없이 자리 잡았는데, 이처럼 핵심인사들이 동시에 제외된 경우는 극히 드문 케이스다.
이와 관련, 정치권 안팎에서는 다양한 분석과 반응이 나오고 있다.
우선 김 전 위원장의 경우 경제민주화 정책의 핵심부서인 차기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낙점한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다만 김 전 위원장이 상대적으로 고령인데다 공정거래위원장이 이번부터 새롭게 인사청문회 대상에 포함됐다는 점 등은 불안요인으로 손꼽힌다.
경제계에는 벌써부터 김 전 위원장의 발탁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렇지 않아도 박근혜 정부 초반 강력한 경제민주화 정책 드라이브가 예상되는 가운데 대기업들이 가장 민감하게 느끼는 지배구조 문제에 강경파로 속하는 김 전 위원장의 등장은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현직 의원인 안종범, 강석훈 의원은 추후 국회 입법과정 지원을 위해 일단은 임명을 보류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으나 필요할 경우 언제든지 중요한 자리에 중용될 수 있는 카드다.
특히 그동안 복지부 장관, 고용복지수석 등 주로 복지관련 분야에 하마평이 꾸준히 제기됐던 안종범 의원의 경우 차기 4대 권력기관장 중 하나인 국세청장 후보군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이와 함께 김광두 연구원장과 최외출 교수, 옥동석 교수 등 핵심브레인 등도 추후 깜짝 인선을 통해 교체가 예고된 권력기관장으로 전격 발탁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언제든지 핵심요직으로 중용할 수 있는 인사카드인 셈이다.
매번 언론의 예상을 뒤엎는 인선명단을 발표해 왔던 박 당선인이 향후 정국운영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권력기관장 인선에 정책브레인들을 전격 활용할지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