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부분 조직개편, 재산세국→자산과세국 전환
'자본거래관리과' 신설…주식이동 등 돈 흐름 '추적'
'세수확보'라는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국세청이 대기업과 대(大)재산가 등 소위 '부유층'의 수상한 돈 거래에 대한 과세를 한층 강화한다. 특히 효과적인 과세 강화를 위해 조직체계 및 업무영역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그동안 국세청은 대기업 및 대재산가들의 자본거래에 대한 과세를 강화하는 움직임을 보여왔다. 특히 대기업들의 경우 계열사간 부당내부거래, 기업자금 불법유출 등을 통한 탈세사례가 상당하고, 대재산가들의 경우 차명계좌 및 차명주식을 활용한 편법 경영권 세습 등 세금 없는 부의 대물림을 시도하는 케이스가 많다는 것이 국세청의 판단.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대재산가들이 편법적인 방법으로 세금부담 없는 부의 대물림 사례를 상당수 적발, 4797억원의 상속·증여세를 추징한 바 있다.
이에 국세청은 이 같은 음성적인 자본거래에 대한 효과적 과세행정 집행을 위해 전담부서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단행키로 한 것으로 풀이된다.
□ 조직개편, 어떤 형태로 이뤄지나 = 일단 기존 본청 재산세국의 명칭이 '자산과세국'으로 개편된다. 기존 재산세국 3개 과(課) 단위 조직 중 종합부동산세과는 폐지됐다.
이명박 정부 들어 종부세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지면서 업무를 전담하는 과 단위 조직의 필요성이 적어졌기 때문. 이에 따라 '자본거래관리과'로 새롭게 개편, 대재산가 등의 주식이동 등 자본거래 과세와 관련한 업무를 총괄토록 한다는 방침이다.
부동산거래관리과는 '부동산납세과'로 명칭을 바꾸고, 종부세과 업무를 이관 받도록 할 계획. 기존 재산세과도 '상속증여세과'로 변경했으며 소관 계(係) 단위 조직도 올해 7월 첫 과세가 이뤄지는 일감몰아주기 과세 등의 집행력을 배가하는 방향으로 편제를 개편했다.
국세청은 당초 오는 25일을 기점으로 조직개편을 완료할 방침이었지만, 정부 조직개편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조직개편 시점이 뒤로 밀린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정부 조직개편안이 국회를 통과하고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인 3월 초중순 조직개편이 완료될 것으로 전해졌다.
□ 자산과세국, 세수확보 '첨병' 되나 = 비단 자본거래에 대한 과세강화는 우리나라만의 행보가 아니다. 세계 각 국 과세당국도 고도의 택스 플래닝을 전제로 한 대재산가들의 자본흐름을 면밀히 살피고, 응분의 세부담을 지우는 방향으로 행정력을 강화하고 있다.
즉, 자본거래에 대한 과세는 글로벌 스탠다드와도 부합한다는 뜻이다.
그동안 세무조사 등과 같은 현장 행정력에 의존해 이들 대재산가들의 수상한 돈 흐름을 관리해 왔던 국세청이 조직을 재정비 한 것은 대재산가들의 수상한 돈 흐름이 곧 '지하경제'로 이어지고 있다는 판단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가뜩이나 국세청은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매년 수 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세수확보라는 무거운 짐을 떠 안은 상황. 이에 따라 국세청은 현재 추가 세수확보를 위해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데 행정력을 집중시키고 있는 상태다.
이번 조직개편이 단순히 국 단위 조직의 명칭을 바꾸는 것 이상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보는 것은 전적으로 이 때문이다. 자본거래에 대한 국세청의 과세강화 의지를 대내외에 확실히 보여주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