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태열 청와대 비서실장 내정자가 지난 18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내정자로 지명된 뒤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김용진 기자)
"마지막 공직이라고 생각하겠다"…자진사퇴 안할 듯
박사학위 논문표절 의혹을 받고 있는 허태열 대통령 비서실장 내정자가 사실상 표절문제를 시인하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허 내정자는 20일 인수위 출입기자단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저의 박사학위 논문의 경우 1999년 논문작성 당시, 작성방법이나 연구윤리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연구윤리 기준을 충실히 지키지 못한 점, 참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국민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지난 1999년 건국대 행정대학원에서 '지방자치단체의 정책결정 참여자 간 네트워크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이 논문이 연세대 이종수 행정학과 교수가 1996년 한국행정학보에 실은 논문과 상당 부분 유사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특히 해당 논문 원문 중 상당수가 사실상 토씨 하나 틀리지 않게 이 교수의 논문을 도용했음에도 별다른 인용 문구조차 표시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와 관련 허 내정자는 "2008년 교과부에서 연구윤리 규정이 강화되기 전에 도지사직을 수행하고 정치에 입문해 선거운동을 하는 동안 평소 필요하다고 느꼈던 행정 실무지식을 보강하고자 공부를 하게 되었는바, 논문작성 과정에 시간적 제약 등으로 세밀한 준비가 부족했다"며 사실상 일부 표절을 시인했다.
그러면서 "저는 전문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도 아니고, 학위나 논문을 활용해 학문적 성과나 학자로서 평가를 이용하려는 것은 아니었지만, 논문작성 당시 강화된 연구 윤리기준을 철저히 지키지 못한 점에 대해 원저자와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다만 허 내정자는 이 문제로 비서실장직을 자진사퇴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제 나이 올해로 68세입니다. 국민 여러분들께서 그동안 저의 부족했던 점을 너그럽게 이해해 주신다면 마지막 공직으로 생각하고 멸사봉공 하겠습니다"라며 비서실장직 수행의지를 거듭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