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자동차 부산공장
국세청이 르노삼성자동차에 대한 세무조사를 벌인데 이어 공정거래위원회도 주요 수입차 업체의 돈벌이 구조에 대해 본격 조사에 나서 자동차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을 앞두고 세무당국이 잇따라 강도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다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한 징세행정을 강화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면서 현대자동차를 비롯한 완성차 업체와 수입차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업황이 비교적 좋았던 자동차업계가 세수를 확보하기에 좋은 업계로 지목되고 있기 때문이다.
21일 르노삼성에 따르면 국세청이 지난해 말부터 르노삼성 부산 본사와 서울 가산동 신사옥 등에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세무조사 기간은 오는 3월까지 4개월여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알려졌다.
르노삼성은 지난 2006년과 2007년의 매출액과 영업이익 실적이 비교적 양호했으나 2008년부터 영업이익 실적이 점차 나빠지기 시작했고 2009년 423억원을 적자를 기록했다.
이어 2010년 매출액 5조1678억원, 영업이익 3391억원으로 이익이 크게 늘었으나 2011년에는 또다시 2149억원의 적자를 보였다.
◆…르노삼성자동차 연도별 실적 추이. 자료 : 금융감독원
르노삼성은 2010년 당시 일부 유형자산이 내용연수보다 조기에 사용종료될 것으로 예상하여 유형자산에 대한 내용연수를 변경했고 당기 및 전기에 감가상각비가 각각 55억원, 93억원 증가했다.
이로 인해 당기순이익 및 처분전이익잉여금이 각각 42억원과 70억원원 감소한데 따른 회계처리 적정성 여부 등도 세무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업계에선 르노삼성이 부품대금과 기술료 등의 명목으로 프랑스 본사로 송금하고 있는 부분이 적법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인지와 유형자산 매각 과정에서 세금이 성실히 납부되었는지 등도 주된 세무조사 대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르노삼성의 한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는 2007년에 이어 5년 만에 이뤄지는 정기 세무조사이며 특별한 의혹이 제기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 공정위, 수입차 업계 수위 4개 기업에 대해 현장조사 실시
공정거래위원회도 지난 19일 BMW그룹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아우디폭스바겐 코리아, 한국토요타 등 4개 수입차 업체 본사에 조사팀을 파견해 현장조사를 벌인바 있다. 이들 4개 업체는 국내 수입차시장에서 판매량 수위를 달리고 있는 법인들이다.
공정위 조사 내용은 국내외 차량·부품 판매가격의 차이, 수입차 업체 계열 금융사에 대한 특혜 여부, 공식 수입사와 딜러간 수직적 유통구조 등 광범위하게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외국 본사에서 차를 독점적으로 수입하는 임포터가 딜러를 상대로 수직적 구조를 남용해 가격을 왜곡하거나 딜러 영업권 조정 과정에서 특혜를 줬는지도 조사 대상인 것으로 전해졌다.
보험개발원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외제차 부품비는 국산차보다 6.3배 비싸고 공임과 도장료의 차이는 5.3배, 3.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도 공정위가 살펴보고 있는 대상이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해 2월 서면조사를 받은바 있고 이번 현장조사는 연초부터 판매순위가 높은 업체들을 대상으로 했다. 향후 판매순위 중하위권 업체로까지 공정위 조사가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수입차 업계는 지난 2008년에도 딜러사들이 차량 할인율 한도를 담합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끼친 사실이 드러나 공정위로부터 21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공정위의 관계자는 "수입차 업체들이 고의적인 판매가격 유지행위를 하고 있는지 여부를 중심으로 유통과정 전반을 들여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