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이 G20의 환율의제가 중국의 위안화에서 일본의 엔화로 전환하는 시점이라고 밝혔다.
그동안 미국과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놓고 힘 겨루기를 계속해 왔지만, 최근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에 따른 엔저 논란으로 G20 국가들의 환율정책 논의 포커스가 엔화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박 장관은 21일 대전시 유성구 한 중식당에서 출입기자단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최근 G20 차원의 환율정책 논의 중심이 위안화에서 엔화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박 장관은 "지금까지 G20에서 환율의제만큼은 위안화였다"며 "하지만 이번 해의 특징은 환율정책의 논의 중심이 위안화는 쏙 빠지며 엔화로 왔고, 이제 전환점이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15일부터 이틀 간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G20 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에서는 G20 회원국들 사이에서 일본의 무제한 양적완화를 놓고 상당한 논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G20은 성명을 통해 일본의 양적완화 대한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언급이 없어, 외환시장 관계자들로부터 사실상 일본의 엔저 정책에 면죄부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도 받았다.
반면 재정부는 지난 20일 브리핑을 통해 G20 회원국들이 많은 논란 끝에 "G20국가는 환율을 경쟁 우위를 확보할 목적으로 삼지 않을 것이다"라는 표현을 성명에 포함시키는 등 사실상 G20 차원에서 엔저 정책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혔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당시 G20 재무장관 회의 내용을 설명하며 "엔화 방어하느라 바빴고, 우리는 한국경제에 파편이 튀지 않을까 노심초사하면서 무마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고 전했다.
한편 박 장관은 현재 우리나라 재정에 135조원에 달하는 새 정부의 복지공약 재원 등을 뒷받침할 저력이 있냐는 질문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하고 치열하게 해서 창의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박 장관은 그동안 21개월 가량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근무하며 가장 기억에 남는 일로 녹색기후기금(GCF) 유치 성과를 꼽았다.
박 장관은 "GCF가 결정될 때 예상보다 결정이 길어지고 늦게 나와서 조마조마 했다"며 "우리가 분위기상 될 것 같았는데 뭔가 결정이 안돼고 늦게 나와 온갖 생각이 다들었는데 유치하게 돼서 상당히 기분이 좋았다"고 말했다.
가장 힘들었던 일로는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정치권의 예산지출 요구에 대응해 재정건전성을 지킨 일이라고 전했다.
박 장관은 "국회에서 예산안 심의를 할 때 여야의 예산지출 확대 요구에 대해 밤새 협의하고, 고민하고, 협상했던 일이 상당히 힘든 일로 기억한다"며 "우리나라 예산시스템은 선진국 수준의 궤도에 올라갔다고 보는데 예산심의 시스템은 조금 더 손을 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그는 "예산심의 원칙 등을 담은 예산심의지침을 먼저 만들고 각 상임위에서 존중하며, 마지막으로 예결특위에서 상임위 예산의 지침준수 여부 등을 확인하는 것으로 종결하면 합리적으로 되고, 쪽지예산이나 끼워넣기 등 예결특위 전횡도 줄어들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