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소비자연맹(회장 김영선)은 신용카드사의 채무면제 유예상품(DCDS)이 상품 인가에서 판매와 감독까지 총체적 부실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는 소비자약탈 상품이기 때문에 이를 판매하도록 인가해준 금융위원회와 감독자인 금융감독원이 책임져야 한다고 21일 밝혔다.
금소연은 이와 함께 금융위와 금감원은 카드사들이 더 받은 수수료와 누락한 보상금을 전수 조사하여 소비자에게 환급하고, 카드사의 채무면제 유예상품 판매를 전면 중지시키고 전문적인 보험상품으로 제대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무면제 유예상품은 신용카드사가 수수료를 받고 회원에게 사망, 질병 등 사고가 발생했을 때 카드채무를 면제하거나 결제를 유예해주는 상품으로 미국과 영국에서는 ‘신용생명’ 보험상품으로 판매된 바 있다.
채무면제유예상품은 사망과 질병 등 우연한 사고를 담보하는 상품이지만 전문성 없는 카드사 상품으로 판매토록 허가하여, 마치 카드사가 손해보고 무료로 서비스해 주는 상품으로 소비자를 오인케 했다고 금소연은 덧붙였다.
예를 들어 S카드사의 채무면제유예상품인 ‘신용안심서비스’는 사망시, 치명적 질병시, 3급이상의 장해시, 61일 이상 입원시, 6주 진단 교통사고시 등에 적용해 5천만원까지 채무면제한다. 수수료는 기본형이 연 27만4천원이다.
초과보험이란 보상한도를 넘어서는 금액을 가입시켜 사고가 발생하지 않으면 보험료(수수료)를 챙기고, 사고가 발생하면 보상한도 내에서 보험금(보상금)을 지급하여 공급자가 일방적으로 이득을 취하는 계약체결 형태로 되어 있다.
이에 따라 카드사용 한도액이 1천만원인 소비자가 5천만원 보장한도액을 가입하면 보험료는 연 27만4천원을 내지만 보상금은 1천만원만 받을 수 있어, 5만4800원만 내면 되는 것을 21만9천원을 더 내게 해 부당 이득을 챙기는 구조다.
신용카드사의 ‘채무변제 유예상품’은 2005년부터 삼성카드사가 판매하기 시작해 초년도 가입회원수가 24만8천명, 수입수수료는 65억원 이었으나 이후 많은 카드사들이 판매하면서 2012년에는 가입자수가 296만명에 수입수수료는 2121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보상지급율은 2005년 2.1%에서 2012년 6.6%로 8년간 6267억원을 받아 이중 369억원을 지급하여 지급율은 5.9%에 불과해 카드사가 엄청난 폭리를 취해왔다고 금소연은 주장했다.
금융소비자연맹 이기욱 보험국장은 "채무변제 유예상품 지급율이 5.9%에 불과해 엄청난 폭리를 취하도록 한 것과 부실 상품의 인허가에 대해서는 감사를 실시하고 책임자를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