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직인수위에서 21일 발표한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에 경제민주화가 빠진 것에 대해 민주통합당이 대국민 사기라며 강력히 비판했다.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대위원장은 22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 가진 비상대책회의에서 "박 당선인이 대선 기간 그토록 강조했던 경제민주화가 빠졌다. 5개 국정목표와 21개 국정전략, 140개 세부과제 그 어디에도 경제민주화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비판했다.
문 위원장은 "더 큰 문제는 성장만능주의의 낡은 명제들이 들어선 것"이라며 "내각과 청와대 인사가 성장론자들로 채워져 경제민주화를 실천할 그 어떤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는 "21일 국회에서 경제민주화 공약인 하도급법 개정안이 새누리당의 비협조로 처리가 안됐다"고 언급하면서 "경제민주화와 복지 공약이 후퇴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며 거듭 우려의 뜻을 보였다.
설훈 비대위원은 "준비된 여성대통령이라더니 뭘 준비했는지 모르겠다"고 포문을 연 뒤,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도 야당과 협상할 준비가 안 돼 있고, 새 정부 조각, 인사도 준비가 부족하다"며 '함량 미달'이라고 평가했다.
설 위원은 "준비된 대통령은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저작권이 있다"고 꼬집으며, "짝퉁 준비된 대통령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혼자서 다 하려 하지 말고, 주변 사람과 상의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어 박홍근 비대위원 역시 "지난해 8월 20일 박근혜 당선인은 경제민주화가 국민 행복의 첫 걸음이라고 강조했다"고 상기시킨 뒤, "그런데 아무런 설명 없이 인수위 국정과제에서는 빼 버렸다"고 비판했다.
박 위원은 "박 당선인은 2008년 총선 때 친박계의 공천 학살을 겪으며 이명박 대통령을 향해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했는데, 이번 인수위의 발표는 '국민을 속였고, 국민은 속았다'"면서 "국민과의 약속을 가볍게 여기지 말 것을 충고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국정과제에 경제민주화가 빠졌다는 지적에 대해 류성걸 인수위 경제 1분과 간사는 "5대 국정목표와 경제 분야 국정과제 속에 경제민주화 관련 내용이 다 들어가 있다"며 "용어가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경제 민주화와 관련 있는 공약의 실천 방향, 이행 계획에 지장을 주는 것은 전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기초노령연금 논란과 4대 중증질환의 복지 공약 후퇴에 이어 이동흡 헌재소장 후보자와 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의 낙마로 이어진 인사의 난맥과 이번 국정과제에 경제민주화가 빠짐으로써 박 당선인이 그동안 지켜왔던 신뢰와 약속의 이미지가 상당부분 손상돼 정국운영에 부담이 될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