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개편안 지연, 장관후보자 의혹 '줄줄이'…인사청문회도 난망
'박근혜 정부'가 25일 공식 출범하지만, 새 정부로서 '진용'을 제대로 갖추질 못해 '이명박 정부'와의 불편한 동거를 피할 수 없게 됐다.
새 정부의 기틀인 정부조직개편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데다, 일부 장관 내정자들의 여러 의혹들로 인사청문회 통과가 난항을 겪을 전망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등의 인선도 마무리된 상태도 아니다. '반쪽 내각' 출범으로 국정운영 공백이 우려되는 이유다.
여야 협상의 난항이 거듭되는 정부조직개편안을 살펴보면, 방송통신위원회의 방송통신 규제 기능 등을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하는 문제가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방송 광고와 IPTV·뉴미디어·주파수 규제 업무, 지상파 및 보도채널 등의 방송 인·허가 등의 기능을 미래부로 이관하는 문제를 두고 여야가 대립하고 있다.
민주통합당은 이 같은 기능들이 방송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하기 때문에 합의제인 방통위에서 충분한 논의를 거칠 필요가 있어 방통위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방송통신융합시대의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이유로 미래부 이관을 주장하고 있다.
■ 정부조직개편안 협상 난항, "野의 발목잡기 VS "與의 무력함" = 이같은 여야의 대치로 지난 14일과 18일 본회의 처리가 무산됐다. 여야는 지금까지 10차례 이상 논의를 진행해 왔지만 방송통신 규제 기능과 관련한 문제에 있어서는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민주당은 새누리당이 박 대통령 눈치만 살핀다며 '정치력 부재'와 '무력함'을 질타하고 있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에 새 정부 출범에 대한 '발목잡기'라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취임식 전날(24일)까지도 여야는 이 문제에 대해 같은 말만 되풀이 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을 향해 "비보도 방송부분을 미래창조과학부에서 통신과 융합해 관장할 수 있게만 해준다면 방통위가 독립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방통위의 법적 지위를 중앙행정기관으로 격상시키겠다"고 제안했지만, 민주당은 "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은 보도냐 비보도냐를 구분하지 않는다"며 '수용불가'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수석부대표는 또한, "방통위는 독자적인 법령제정권을 (이미)가지고 있다"며 "격상시키는 것은 아니고 유지시키는 것"이라고 새누리당 제안이 전혀 '새로울 게 없음'을 꼬집었다.
■ 일부 장관 후보자들 '의혹 백화점'…낙마 가능성 높아 = 이와 함께 일부 장관 후보자들의 비리의혹으로 인해 인사청문회 일정이 잡히지 않거나, '낙마'가능성이 높은 것도 문제다.
야당은 '의혹 백화점'이라고 불리고 있는 김병관 국방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자진사퇴'를 주장해 인사청문회 일정조차 논의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김 내정자는 독일 무기수입중개업체 고문으로 활동하며 무기중개 리베이트 의혹을 받고 있다. 국방위 소속 여당 의원들에게서조차 '부적격'하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의 경우는 인사청문회 일정은 오는 28일로 잡혀 있지만, 통과 가능성이 낮게 점쳐지고 있다. 전관예우 논란을 비롯해 증여세 탈루, 병역 면제 의혹, 기독교 편향성 등을 지적받고 있다. 민주당은 황 내정자에 대해서도 '자진사퇴'를 촉구했고, 낙마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장관 내정자들도 위장전입은 물론, 병역비리 의혹과 증여세 탈루, 전관예우 등의 의혹들이 계속 나오고 있어 '박근혜 정부'의 제대로 된 '출범'은 난망한 상황이다.
정홍원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도 당초 22일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지만 야당의 '보류'로 26일로 연기됐다.
한편, 유정복 안전행정부,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윤성규 환경부 장관 내정자는 27일, 서남수 교육부, 윤병세 외교부, 황교안 법무부 장관 내정자는 28일에 청문회가 예정돼 있다.
내달 4일에는 방하남 고용노동부,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내정자, 6일에는 류길재 통일부, 진영 보건복지부, 서승환 국토교통부, 이동필 농림축산부 장관 내정자의 인사청문회가 진행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