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상공인·중소기업, 불공정행위·관행 '근절' 중심
'경제민주화', 공약 1번에서 '경제부흥' 하위 목표로 격하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취임사에서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경제민주화가 이뤄져야만 한다"면서 대기업과 재벌에 대한 견제 의지를 분명히 했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주요 공약으로 강조됐던 경제민주화가 지난 22일 국정 목표에서는 빠지게 되면서 박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논란 끝에 나온 '경제민주화' 언급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공식 취임식에서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되야만 국민 모두가 희망을 갖고 땀 흘려 일할 수 있다"면서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펼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소상공인과 중소기업 지원과 불공정 관행 근절에 초점을 맞췄다.
박 대통령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좌절하게 하는 각종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고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고쳐서 어느 분야에서 어떤 일에 종사하든 모두가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또 "그런 경제주체들이 하나가 되고 다함께 힘을 모을 때 국민이 행복해지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그 토대 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이 행복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루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은 인수위원회를 출범하면서 경제민주화 공약을 주도했던 김종인 새누리당 대선캠프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배제시키고, 시장경제 옹호론자들을 대폭 기용하면서 경제민주화 의지가 퇴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아왔다.
급기야 인수위가 활동을 정리하면서 내놓은 국정 비전과 목표에서 경제민주화라는 용어 자체를 빼면서 박 대통령의 '약속'과 '신뢰'의 이미지마저 타격을 받게됐다.
이에 박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다시 경제민주화를 언급함으로써 이와같은 논란을 잠재우려는 시도를 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경제민주화가 10대 공약 중 첫머리에 위치했던 대선 당시와는 달리 경제부흥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하위 수단으로 격하됐다는 점에서, 관련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당초 대선 공약에서 상당히 축소된 경제관련 국정 과제와 성장중심주의를 강조해온 현오석 경제부총리의 내정 등을 감안할 때 한동안 경제민주화는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한편 새누리당 이상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했다"면서 "인수위가 발표한 5대 국정목표에서 경제민주화 용어가 빠지는 바람에 의지가 후퇴한 것 아니냐는 오해는 상당 부분 불식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민주당 측은 "박 대통령은 후보 시절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를 공약했고, 국민은 이를 신뢰했기에 박 대통령을 선택했다"며 "벌써부터 박 대통령이 공약한 경제민주화와 복지확대가 철회 또는 축소되는 것을 우려하는 여론이 있다"고 경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