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가 세계적인 무역국가 이탈리아를 제치고 당당히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했다. 2006년 무역규모 12위 국가에서 지난 2009년 10위권에 진입한 이후 불과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특히 지난 2008년 발발한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장기화되고 있는 유로존 재정위기 등으로 지난해 글로벌 경기가 바닥까지 침체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지난 2011년에 이어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수출 100억달러의 금자탑을 쌓아올린 1977년 이후 36만의 쾌거이며, 무역규모 3146억달러를 기록했던 2002년과 비교해 10년 만에 무려 470% 이상 성장했다.
하지만 무역강국 대한민국의 거침없는 행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을 기세다.
최근 세계 최대 소비시장인 EU·미국 등과 연달아 FTA를 체결한 우리나라는 무역규모 2조달러 시대를 목표로, 동북아시아는 물론 태평양을 넘어 글로벌 '무역허브'로 발돋움하기 위해 날갯짓을 계속 하고 있다.
□ '자원빈국(貧國)' 대한민국, "세계무역 8강에 오르다" = 지난 1950년 발발한 6·25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반도에는 제대로 된 물건을 만들 공장 하나조차 남아 있지 않았다.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자원빈국 대한민국이 기댈 수 있는 경제성장의 원동력은 값 싼 노동력을 활용해 물건을 만들어 해외에 내다 파는 '수출주도형 산업'이 전부였다.
지난 1962년부터 추진된 정부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의 성과로 우리나라는 지난 1977년 처음으로 수출 100억달러를 달성했고, 그로부터 약 20년 뒤인 1995년에 1000억달러 수출탑을 쌓아 올렸다.
특히 2011년에는 수출 5552억달러, 수입 5244억달러를 달성해 사상 최초로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하며 세계적인 무역강국으로 우뚝 섰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무역규모는 다소 줄었지만 세계적인 경기침체 속에서도 수출 5481억달러, 수입 5196억달러로 선방하며 무역규모 1조677억달러를 달성했다.
처음으로 세계 무역 10강에 오른지 2년 만에 이탈리아를 제치고 무역 8대 강국으로 올라서는 순간이었다. 현재 우리나라보다 무역규모가 많은 국가는 미국·중국·독일·일본·프랑스·네덜란드·영국 등 7개국 밖에 없다.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IT기술 등 첨단기술력을 앞세운 우리나라의 무역 2조달러 달성도 시간 문제다.
□ 잘 나가는 대한민국, "수출효자 종목은?" = 최근 들어 우리나라의 무역규모 증가세는 더욱 눈부시다. 수출효자 제품들을 중심으로 수출량이 급증하고 있고, 꾸준한 FTA 확대로 세계 최대의 경제영토를 확보하며 세계 곳곳에 'Made in Korea'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10년 전인 지난 2002년만해도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3146억달러 수준이었다. 지난해 연간 무역규모가 1조677억달러를 기록한 점을 감안하면 10년만에 무려 470% 가까이 성장한 셈.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가 발발한 이후 세계경제가 침체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의 무역규모는 해가 갈수록 급증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9년 우리나라 무역규모는 수출 3635억달러, 수입 3231억달러로 6866억달러에 그쳤다. 하지만 2010년에는 수출 4664억달러, 수입 4252억달러로 무역규모 8916억달러를 기록했다.
2011년에는 수출 5552억달러, 수입 5244억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초로 무역규모 1조달러를 돌파했고, 유로존 재정위기 장기화로 글로벌 경기침체가 극심했던 지난해에도 2년 연속 무역규모 1조달러를 달성했다.
우리나라의 선전에는 수출효자 제품으로 불리는 주요 수출품목들의 역할이 상당했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10대 수출품목은 석유제품(567억$), 반도체(509억$), 승용차(424억$), 선박(382억$), 액정디바이스(272억$), 자동차부품(246억$), 무선통신기기(156억$), 가전제품(126억$), 철강의판(101억$), 유선통신기기(71억$) 등이다.
부동의 수출 1위를 지켜오던 선박이 세계적인 경기침체의 파도를 이기지 못하고 30.1%나 수출량이 감소했지만, 석유제품과 승용차 및 자동차부품 등이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무역 1조달러 달성을 이끌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출품목인 반도체, 액정디바이스, 무선통신기기, 가전제품 등도 글로벌 재정위기 속에서 선전을 거듭했다.
□ 무역 2조달러 시대의 서막, "FTA 허브 대한민국" = 특히 지난 2008년부터 계속된 글로벌 경기둔화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가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원동력은 경제영토를 넓혀준 FTA의 공이 컸다.
물론 심각한 재정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EU 국가들에 대해서는 수출액이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며 지난해 수출실적이 494억달러로 11.4% 감소하는 등 한·EU FTA의 효과가 다소 반감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3월15일 발효된 한·미 FTA의 효과로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최대 실적을 기록하며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 달성을 이끌었다.
특히 한·미 FTA 최대 수혜품목으로 꼽히는 승용차와 자동차부품 등의 수출실적이 눈에 띄게 증가하며, 세계 최대의 소비시장 미국에서 일본 등 경쟁국보다 우위를 점하게 됐다.
지난해 연말 기준 우리나라의 FTA 체결국가는 총 45개국에 달한다. FTA 수출규모는 2274억달러, 수입액은 1763억달러로 우리나라 전체 교역액의 37.8%를 담당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가 FTA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는 중국, 일본, 캐나다,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 16개국에 달해, 앞으로 우리나라의 경제영토는 더욱 확장될 전망이다.
관세청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둔화가 계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2년 연속 무역 1조달러를 달성했고 세계 무역 8강에 진입했다"며 "앞으로 FTA가 미국·EU 등 기존 체결국에 이어 중국·일본 등으로 확대되면, 우리나라는 명실상부한 FTA 허브로서 무역 2조달러 시대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