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법 처리 위해 방송공정성 담보 논의하자"
새누리당은 7일 민주통합당 박기춘 원내대표가 전날 제안한 '3대 요건'에 전향적 입장을 취하며 "방송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논의에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어 새 정부가 정상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야당과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박 원내대표의 제안을 연거푸 '거부'한 새누리당이 입장을 바꿔 '방송 공정성 논의'에 나선 것은 정부조직법 처리 지연의 핵심쟁점이던 SO(종합유선방송국)기능 이관 문제의 실마리를 민주당이 3대 안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마련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 브리핑을 통해 "박기춘 원내대표는 방송공정성을 담보할 3가지 조건이 충족되면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원안대로 처리해주겠다고 했다"며 "새누리당은 우선 그동안 SO 이관 문제로 교착상태에 빠져 있던 정부조직법 논의를 하는데 커다란 공통분모가 생긴 것에 대해 정말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SO기능의 미래부 이관이 방송장악과 관련이 없다는 것에 대해 민주당도 충분히 이해가 된 것 같아 앞으로의 협상과정은 더 순조로울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박 원내대표는 전날 ▲공영방송 이사 추천시 (방송통신위) 재적위원 3분의 2의 의결 ▲언론청문회 약속이행 ▲MBC 김재철 사장 비리의혹에 대한 검찰조사와 사퇴요구 등 3대 요건을 제시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를 수용하는 조건으로 SO기능 이관이 담긴 정부조직법 원안 통과를 약속했다.
민주당의 제안에 새누리당은 즉각 "정부조직법 논의와 상관없다"며 거절했다. 하지만 이날 이한구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조직법 처리에) 크게 걸림돌이던 SO, 소(SO)를 잘 키우는 부처는 미래창조부가 되어야 한다는 부분에 충분히 이해한 거 같아서 참으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환영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전날과 달라진 입장에 대해 신 대변인은 기자들에게 "방송공정성을 담보하는 안을 빨리 만들면 합의 될 수 있다고 봤고, (오히려)생각해 보니 공통점이 많아졌다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방송공정성 담보를 위한 논의'에 대해서는 "(우선)여야가 만나야 된다. 우리는 빠를수록 좋기 때문에 주말에 협의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민주당이 제안한 '3대 요건'에 대해서도 "저쪽도 나름의 돌파구라고 판단하고 있다"며 "3개 안 중에 우리가 보기에 국회에서 할 수 있는 게 뭔가, 방송공정성에 이견이 있으니 맞춰서 해결해 나갈 것이다. 방송공정성을 담보하는 기구를 어떻게 구성할지 논의해야 한다"고 가능성을 열어 놨다.
이와 함께 신 대변인은 이날 오전 이 원내대표가 민주당 박 원내대표에게 "양당의 원내대표 합의로 정부조직법 직권상정"을 제안하자, 민주당이 반발하고 나선 데에 대해서도 "오해가 있는 부분"이라고 자세를 낮췄다.
그는 "단독으로 직권상정하자는 말이 아니다"며 "현행 국회법상 그렇게 할 수 없는 것은 모두가 다 알고 있다. 다만,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정부조직개편 논의에 효율성을 담보하고자 한 말"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새 정부가 출범해서 정부조직조차 꾸리고 있지 못한 상황에서 대한민국을 둘러싼 안보상황이 하루가 다르게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긴박한 상황에서 여야 대표간 합의를 전제로 정부조직법을 직권상정으로 처리한다면 국정공백을 하루라도 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제안드린 것"이라고 말했다.
신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야당이 직권상정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이해하고 그게 협상을 하지 않겠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