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국내 담배제조사 1위 업체인 KT&G(대표이사 : 민영진)에 대한 심층(특별)세무조사에 착수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교롭게도 최근 정치권 안팎에서 담배값 인상 논의가 한창인 상황에 불거진 문제여서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7일 KT&G에 따르면 국세청은 지난 6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KT&G 서울사무소와 대전 평촌동에 위치한 본사 사무실에 조사요원을 대거 투입해 정밀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는 탈세혐의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서울국세청 조사4국 정예 요원들이 대거 투입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국세청은 KT&G가 민영화 이후 역점을 두고 추진 중인 계열사 확장을 통한 사업 다각화 문제를 중심으로 담배 등 수매과정, 수출과정에서 역외 탈세 혐의, 비자금 조성 문제 다양한 각도에 대해 심층적인 세무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KT&G는 2011년 소망화장품, 바이오벤처기업인 머젠스(현 KT&G 생명과학) 등을 연이어 인수해 몸집을 키웠으며, 최근에는 호텔 등 숙박업종 진출을 준비 중에 있다.
이 같은 측면들을 감안할 때 이번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은 KT&G의 계열사 확장 과정에서의 일감몰아주기를 비롯, 주식양도 과정에서의 세금 탈루행위 등을 중점 점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KT&G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7.0% 증가한 3조9846억으로, 이 가운데 2조5000억원이 담배판매로 인한 수익이다. KT&G는 국내 담배시장 점유율 1위로 디스플러스, 레종, 더원 등 제품을 판매 중이다.
KT&G는 지난 1월 이사회를 열어 임기 3년의 대표이사로 현 민영진 사장을 연임 결정했다. KT&G는 당초 공기업 형태로 출발 담배 전매권 등을 기반으로 독점적인 수익을 올렸으나 지난 2002년 정부 보유지분을 전량 매각해 현재 완전 민영화 된 상태다.
KT&G 관계자는 "이번 세무조사가 지난 2009년에 이은 정기 조사로 알고 있으며, 담배값 인상문제와는 전혀 관계없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지만, 대기업 심층세무조사를 전담하는 조사4국이 투입된 정황에 비춰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예고된 상황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