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샤프의 지분을 취득하면서 애플을 혼란에 빠뜨렸듯이 애플은 인텔과의 협력을 통해 삼성의 하드웨어를 압도할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7일(현지시간) 로이터는 "인텔의 차기 CEO(최고경영자)에게 애플의 칩 생산사업을 수주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가 되고 있으며 이를 위해 두 회사가 협상 중"이라며 "애플은 협상결과에 따라 삼성전자와의 하드웨어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애플은 지난해 말 자체 설계한 칩 사용을 중단하고 자사의 노트북에 인텔의 칩을 탑재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업계를 놀라게 만들었다.
인텔은 애플과의 협력을 강화해 삼성전자에서 생산하고 있는 애플의 프로세서를 수탁생산 함으로써 수익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를 발견했다. 현재 애플은 삼성전자와의 연이은 소송으로 관계가 악화일로에 있으며 그에 따라 삼성으로부터의 부품 구매를 줄이고 있다.
지금까지 애플은 전적으로 삼성에 의존하고 있는 자사의 A시리즈 프로세서 생산을 대만의 TSMC로 교체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보도되었으나 이렇다할 성과물은 내놓지 못하고 있다.
대만의 TSMC가 세계최대의 파운드리(수탁반도체생산)업체인 것은 분명하지만 애플이 원하는 수준의 생산수율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지 불분명하고 기존 거래처들과의 관계정립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한편 애플이 그동안 협력업체들을 대해왔던 태도 또한 TSMC가 애플 프로세서 수탁생산에 돌입하는데 장애가 되고 있다. 지나친 단가협상과 자사위주의 부품조달로 많은 협력업체들이 곤란을 당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지난해 8월 삼성전자에 생산을 맡기고 있는 프로세서를 TSMC에 맡기기 위해 1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는 제안을 했으나 거절당하기도 했다.
안정적인 프로세서 제조업체를 찾고 있는 애플에게 최첨단 설비를 보유하고 있는 인텔은 매력적인 상대이다. 인텔도 정체에 빠진 PC용 프로세서 수요를 대신할 제품라인을 찾아야 하는 절박한 상황이기 때문에 이해가 맞아 떨어진다.
양사의 협력은 애플에게 인텔의 선진 공법을 적용해 프로세서를 생산할 경우 모바일용 칩의 품질을 높일 수 있으며 경쟁관계에 있는 삼성으로부터 여러 부품을 공급받아야 하는 껄끄러움도 해결할 수 있다.
인텔은 올해 장비에 소요될 자본적지출 예산을 20억 달러 높여 130억 달러로 책정, 애플의 아이패드와 아이폰용 칩 수탁생산에 대비하고 있으며 결국 삼성과의 파운드리 관계를 종료하는데 애플의 추진력이 되고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사업부의 부사장이자 경영자인 서닛 리키는 지난 주 잠재적인 대규모 모바일 고객을 위해 칩셋을 생산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그 회사가 어딘지 혹은 애플인지는 밝히기를 거부했다.
물론 자사의 프로세서용이기는 하지만 인텔은 현재 14nm(나노미터) 공정까지 적용하고 있으며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고의 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애플이 인텔과의 협력에 나선다면 하드웨어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게 돼 삼성전자에는 위협이 될 수 있다.
